엄마가 사라졌다.
아빠는 내 키보다 큰 서랍장을 넘어뜨렸다.
옷도 던지고 아빠의 통기타도 부서졌다.
엄마는 소리를 질렀고, 아빠도 소리를 질렀다.
아빠가 장롱도 넘어뜨리면 어쩌지.
나에게도 소리를 지를까 봐 무서워 장롱 문을 잡고 숨 을 참았다.
심장 뛰는 소리가 내 귀에만 크게 들리는 걸까, 아빠에 게도 들리는 걸까.
왜 여기에 있냐고 나에게 화를 내진 않을까, 나는 왜 여기로 숨었을까, 밖으로 나갈 껄.
아빠의 고성, 엄마의 짧은 비명.
쾅-하고 문 닫히는 소리.
주인집 아줌마가 엄마를 불렀다.
다영이엄마, 아이고, 다영이엄마야, 정신 차리라!!"
엄마의 눈에 시퍼런 멍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길 몇 번이나 했을까.
외삼촌이 파란 트럭을 끌고 왔던 날, TV와 엄마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