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떡

말랑말랑 따뜻한 .

by taesu

서울살이 10년 차, 이젠 제법 고향을 말하지 않으면

서울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사투리는 고쳤지만

입맛만큼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삶은 땅콩과 빨간 소고기뭇국 같은 음식들은

아직 나의 일상이다.


그리고 이제는 제법 서울에서도 많이 보이는 물떡도 마찬가지. 아이 학교 앞에 오마뎅이 생겨서 아이는 처음으로 물떡을 먹어보았다.


안타깝게도 오마뎅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없어지고,

그 뒤로도 종종 물떡이 먹고 싶다 하여 집에서 종종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아이도 좋아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싶으면서도

괜히 신나는 마음이 든다.


비가 오는 여름이나 바람이 차가워지는 가을이 오면 물떡을 만든다.


물떡의 레시피는 정말 별거 없다.


가래떡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꼬치를 끼워 육수에 넣고 끓이면 끝인데 아이의 학교 근처에는 오래된 방앗간이 있어서 참기름도 사고, 가래떡도 떨어지지 않게 살 수 있어 좋다.


무를 툭툭 썰고, 양파, 대파, 조선간장, 참치액젓,

코인 육수를 넣고 물은 좀 적게 넣고

물을 파르르 끓인다.

어묵과 함께 넣을 때는 물떡을 먼저 넣어 끓여

떡에 간이 배면 물을 좀 더 추가해 어묵을 넣어 끓인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법 통통해지는 아이를 볼 때면

탄수화물을 좀 적게 먹여야지 하면서도 곧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운동을 더 시키면 되지, 뭐. 한다.


물떡을 한 입 앙,깨물고는 우물우물 거리며

아이가 나에게 말한다.


“엄마, 엄마는 등을 젤 잘 긁어주고,

국수랑 물떡을 제일 잘 하는 거 같아.”


“응? 그, 그래. 고마워”


칭찬에 인색한 녀석이 한꺼번에 세 가지를

칭찬하다니 웬일이냐 싶었다.

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또 나를 부른다.


“엄마, 엄마, 엄마~”


(하루에 한 천 번은 엄마를 부르는 거 같다)


“왜?”


“내가 생각해 봤는데, 우리 학교 앞에 오마뎅 문 닫았잖아?”


“응. 닫았지.”


“거기에 엄마가 잔치국수랑 물떡이랑 파는 가게 하면 안 돼?”


“응? 갑자기?”


“내가 이름도 생각해 놓았어. 엄마뎅. 어때?

엄청나게 장사가 잘될 것 같지 않아?”


“그리고 학교 마치면 니가 친구들 다 데리고 와서

우리 엄마 가게니까 내가 쏜다!” 하고?“


”이 히히히, 어떻게 알았지~

진짜로 하면 진짜로 좋겠다~”


이런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을 땐

다 컸나 싶기도 했다가 아직은 생각이

빤히 보이는 걸 보면 아직은 어리다 싶다.

(엄마뎅이라니, 참나….)


너도 물떡처럼 조금 더 푹~익어야겠다. 요, 꼬맹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