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활 간단정리
<교대생활 간단 정리>
교대생활이 고등학교 4학년이라는 항간의 소문은 조금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교과가 교육과정이라 학교를 또 다니는 느낌이 나는 것 뿐이다. 그리고 교과를 스스로 신청할 수 없다는 정도의 차이다. 수강신청을 나는 풀로 해본적이 없다. 시간표가 다 정해져있다. 굳이 수강신청이 가능한 과목은 한학기에 2학점 짜리 선택과목 2학점짜리. 모든 교대생이 전공교과의 차이만 조금 있을 뿐 같은 교과목을 모두 이수한다.
국어, 수학, 사회, 도덕(윤리),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교육학, 교육과정 등. 하루 최소 5시간, 많으면 7시간. 이렇게 4년을 보낸다. 실습은 2학년때 참관실습 일주일, 3학년때 수업실습 3주일, 4학년때 실무실습 5주일.이었고 지금은 더 늘어난걸로 알고있다. 교대에서는 초등학교에서 하는 대부분의 실기를 해본다. 애국가 피아노연주 단소 리코더 연주, 배구 축구 패티케이크 폴카까지 두루두루. 그리기 만들기. 과학실험. 생각나는 것만 이정도다. 주지교과는 실기가 없을 뿐, 더 심오한 세계다. 교수님마다 달랐는데 나는 국어과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던 글씨쓰기. 글쓰기로 고생했다. 대한민국 대표 수포자였던 나는 대학에 와서도 수학이 참 어려웠다. 수학교육학이었던가. 그 과목은 재시험만 두번 보고 간신히 낙제점을 면하기도 했다.
열심히하지 않은건 절대 아니다. 연애도 못하고 공부도 열심히(만) 한 교대시절의 흑역사는 더 길어지면 안될것 같으니 이쯤 하겠다. 초등교사에 대한 환상으로 오면 안되는 곳이 교대다. 그 환상 다 깨지면 삶의 의미가 없어진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사가 된다고 한다면 그러지 말고 아동복지시설에서 일하는것이 훨씬 의미있다. 내가 가르칠 것을 고대로 배워보는 그 과정을 해야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교대에 오는것이 그나마 무사졸업할 확률이 높아진다.
내가 다닌 교대는 주변에 원룸이 전부였다. 그리고 택시 기본요금정도의 거리를 가야 작은사거리라는것이 나오는데, 거기에 있는 주점 몇개를 돌고 돌고, 김밥나라를 가고, 롯데리아를 가고, 매일 갔던 곳을 또 갔다가 다시 수업듣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동아리라도 해보고 싶어서 그룹사운드에서 일렉기타를 쳤는데 그것마저 없었다면 나 역시 안전졸업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직에 나와서 가장 잘 써먹는 아이템 역시 기타다. 교대를 교회나 성당오듯이 너무 경건하게 다니진 않았으면 좋겠다. 여느 대학생처럼 잘 놀고, 즐겁게 하고, 틀리면 다시 배우자는 마음으로 오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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