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러주신 하느님의 사람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천주교인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by 베로니카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문을 보면

“하느님께 사랑받는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이 선택되었음을 압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며칠동안 이 말씀이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대체 왜? 나를? 어째서? 그리고 나는 하느님 없이 살았던 시간이 더 많았는데 어째서? 라고 생각하던 저는,

어느날 출근길에 알게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머니에게 저를 보내시어 잘 기르게 하시고

동시에 정말 많은 사람을 내 곁에 보내셨다는 것을요.

그 중 천주교 신자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들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요.


제가 처음으로 만난 천주교인은 초등학교 5학년때 같은반이 된 친구입니다.

유일하게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는 어린시절의 친구에요.

저희집보다 두배는 넓은 그 집이 좋기도 했지만 마음이 편한게 더 컸어요.

가서 라면도 끓여먹고 영화도 보고, 친구 방에 앉아서 하루 종일 떠들고, 헤어지는 길에는 테니스장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또 떠들고, 중고등학교때까지 계속 생활을 같이 한것이나 다름없네요.

저는 그 친구 덕분에 신문물(?)을 많이 접하게 되었었는데 나중에 알게되었는데

친구의 어머니와 외가가 독실한 천주교집안이라고 하더라고요. 친구의 어머니께서 늘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부족함이 많았는데도 늘 다시 손내밀어주었던 친구에요. (싸우기도 했지만)

제가 엄마에게 징징대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엄마는 단호하게 “너랑 친구해주는걸 고맙게 생각해.”라고 하셨어요. 이 친구와의 인연은 허락을 득한 뒤에 따로 적어보도록 할게요.


지금 핫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선배언니는 제 1년 대학 선배언니들인데,

사실 또 이렇게 오래 인연이 이어질지 몰랐습니다. 대학 4년은 역시나 같이 먹고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분인데, 제가 현직교사가 된지 얼마 안된 어느날, 그 언니와 잠깐 만났어요. 서로 일정이 있었는데 진짜 30분 정도? 제가 당시 개신교를 다니고 있다 말하니 굉장히 의아해 했었어요.


“베로니카야, 나는 네가 언젠가 성당에 올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하거든?”


이라고만 말해주고 건강히 잘 지내라고 하고, 서로 시간이 없어서 헤어졌어요.

대학 4년동안 매일 밥먹고 저녁늦게까지 밴드활동 같이 하던 언니였는데

그때까지 언니가 성당에 다니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제가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할 때 언니는 저에게 상담받아볼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주기도 했고,

힘든 일도 종종 나누곤 했습니다만 지역이 달라 자주 만나기는 어려웠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서로 근처에 살면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무척 놀라웠어요.

언니는 엄청나게 독실한 천주교 집안의 신자였고, 저를 종종 생각하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서로 자모회냐, 교리교사냐 하며 같이 나이들어가게 되니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 언니와 같이 동아리 선배였던 다른 언니 한분도 지난 성탄때 세례받고, 아이들이 복사를 하고, 셋이 모여 성당얘기로 세네시간 완전 가능하죠!


천주교신자가 되게 해준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저의 구남친 아니겠습니까!

(아, 구남친은 저와 결혼해서 지금 딸 하나 낳고 잘 살고 있어요.)

정말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면서 살다가 어느날 “성당 가자”고 말해준 사람,

그리고 같이 성당 문 열고 들어가 예비자 교리 신청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예비자 교리 듣고,

또 돌고 돌아 다시 가브리엘 형제님으로 미사의 기쁨을 느끼는 사람.

원래는 개신교 신자였으나 정말 거짓말처럼 어느날 갑자기 저를 이끌고 성당으로 갔습니다.

남편의 친가쪽은 고모님께서 천주교신자이시고,

남편의 작은할아버지 집안이 모두 천주교 집안이신데 이름을 쓰면 모두 알 수 있을정도로

모두가 사회적으로 많은 공헌을 하고 계신 집안입니다.

남편의 친가(직계 할아버지)쪽의 큰어머니께서는 무속인의 조언을 듣고 묘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실상 저나 남편 모두 집안에서 처음 천주교 신자가 된 거나 다름 없어서 세례때도 저희 둘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도 곧 첫 영성체를 받게 되는데, 신앙 공동체가 점차 풍성해져가면 좋겠다고 바라봅니다.


그 외에도 무척 아끼는 대학 후배도 천주교 신자라 종종 만나며 살아가는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합니다. 집안 전체가 천주교인 집안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본 주변 천주교 신자 지인분들은

나누고, 가르쳐주고, 우리는 고민하는 세속적인 것들을 무척 당연하게 포기하더라고요.


저도 누군가에게는 누군가를 부르는 도구로 사용하실 수도 있겠죠.

오늘의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 될 수 있으니, 죄짓지 않고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형제자매님들께서도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는 메신저가 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202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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