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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나무 Oct 15. 2020

남편소개(2)

남편 얼굴 뜯어먹고 사냐고? 당연하지!

 

2014년, 나는 결혼에 성공(?)했다. 사실 몇명의 연적이 있었다. 남편이 그토록 애달프게 연애했다던 미지의 여인, 그리고 그렇게 아름다웠다던 어떤 여인, 그리고 남편에게 라면을 같이 먹자고 했다던 어떤 여인까지. 그 외에도 남편을 소싯적에 가슴에 품은 여인들은 또 있었겠지만 지금의 승리자는 나다. 나라고!     


지난번에도 강조했다. 얼굴의 기준은 “주관적”이라고 말이다. 내 눈에만 잘생겼든, 보편적으로 잘생겼든 그건 관계없다. “내.눈.에.” 잘생긴 것이 중요하다. 내 눈에 잘생긴 사람과 결혼했다면 당신은 이미 승리자다. 어쨌든, 지금의 승리자가 들려주는 남편 얼굴 뜯어먹으면 좋은 점을 알려주겠다.     


첫째, 화가 났을 때 매우 유용하다. 남편과 싸울때가 있지 않은가? 특히 아이가 어릴 때나 별거 아닌 걸로. 남편도 웃을 기분이 아니지만 나에게 웃어줄 때가 있다. 혹은 어깨 툭툭, 안아주거나 하는 가벼운 스킨십만으로도 헤헿ㅎㅎㅎ 하고 지나가버릴 때가 있다. 물론 아니그런때도 있었지만 남편이 잘생겼다면 기본적으로 아내는 덕심을 갖고 남편과 살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해결이 된다.


둘째, 뭘 해도 좋다. 일단 같이 마시는 맥주 매우 꿀맛이다. 마트를 같이 가도 좋다. 카트? 내가 밀면 되는데 자꾸 밀어준다고 한다. 내가 소세지를 과도하게 사는 것을 막아준다. 세식구 저녁에 감자탕을 먹고 같이 손잡고 동네를 돈다. 그냥 아무 계획없이 드라이브를 가도 좋다. 남편 운전하는 모습이 매우 멋있기 때문에. 그냥 쓰레기를 같이 버리러 가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라마나 영화를 앞에 놓고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좋지 아니한가.     


셋째, 단점이 장점이 된다. 남편은 내가 보지 못하는 머리카락을 무척 잘 발견한다. 세탁기나 건조기의 종료음을 잘 듣는다. 한번 사용하는 물건을 오래, 곱게 사용한다. 남들이 볼때는 깐깐하지만 나에게는 세심함이다. 예전엔 좀 말랐었는데 마른대로의 핏감과 섹시함이 있었다. 지금은 1년 좀 넘게 철봉을 매일 하루도 안빼먹고 하더니 몸이 진짜 좋아졌다. 팔과 어깨가 떡 벌어졌다. 더불어 배도 나왔다. 하지만 내눈에는 배도 근육이다. 요즘 루즈핏을 즐겨입는데 마스크 끼면 아이돌같....(도망)     


남편의 얼굴을 뜯어먹기가 이렇게 쉽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내가 컨디션이 좋아야 한다

는 점이다.      


남편이 아무리 잘생기고 그래도 내가 육아와 학교일과 집안일로 힘들어서 드러누워야 한다면 남편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만국 공통이다. 결혼의 완성은 얼굴이지만, 결혼의 유지조건은 체력이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응???). 그래서 요즘 한약도 먹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모두모두 노력하자. 눈에 있는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도록 말이다.     


아, 한 나무님께서 우리 남편이 누굴 닮았느냐고 물어보셨다. 내 필터링에 의하면 안재욱 배우, 옛날 전성기 시절을 보면 홍콩배우 정이건.. 대학교 졸업사진을 보면 더더욱 잘생겼다. 어쨌든 “내.눈.에.”잘생겼다(목소리는 100배는 더 좋다). 모두모두 즐거운 결혼생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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