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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y Park Apr 12. 2020

[리더십] 나는 진성 리더인가, 유사 리더인가?

리더십의 덕목 중 하나인 '진정성'과 관련한 개인적인 회고 

이화여대 윤정구 교수님은 자신의 책 <진성리더십>을 통해 진정성에 기반을 두 진성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윤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진성 리더십은 '올바른 사명과 그에 대한 스토리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임파워먼트 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진성 리더는 사명과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한 행동이 일치하는 리더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진성 리더십을 설명하기 위해 아래 그림을 삽입했는데 사명 또는 미션을 향해 나아감에 있어 가치 라인을 지키면서 방향성을 가지고 비전경로를 따라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리더십의 진정성이란 요소도 결국 우리가 앞서 살펴 봤던 비전성이라는 방향성을 전제되어야 하고, 그 길을 걸어감에 있어 윤리성과 같은 가치를 지키면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전제되었을 때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가치라인의 테두리 안에서 사명과 미션을 향해 비전경로를 따라 나아가는 진성리더십(윤정구)


윤정구 교수님은 또한 진성 리더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유사 리더를 언급한다. 진성 리더가 사명과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행동이 일치하는 반면, 유사 리더는 자신이 주장하는 사명(또는 비전)과 자신의 행동이 불일치 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비전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도구로 활용한다.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자아의 괴리가 생긴다.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따르고 성과도 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따르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지속가능성도 없다.


진성 리더와 유사 리더에 대한 윤정구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이전 직장에서 나는 3-4명 규모의 작은 팀을 이끄는 위치에 있었다. 그 회사에 합류하면서부터 팀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입사 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회사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팀을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팀장으로서 장애물이었던 부분은 팀의 핵심 인력이었던 2명의 여직원들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었던 점이었다. 두 사람은 성실하고 업무 능력도 좋은 편이어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들이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그런 점을 아는 나로서는 마음 편하게 업무 지시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했다.

입사 후 업무를 어느 정도 파악한 나는 빠른 시간 내에 팀의 실적을 개선시키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에 핵심 인력들의 정규직화를 요청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팀의 사업 분야를 다각화시키는 한편, 전체 매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예산 규모가 큰 외부 용역 사업에 적극 지원하여 수행하였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팀의 매출 규모는 매년 평균 150% 이상 성장하였고, 소속 팀도 없어질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고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위치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바와 달리 몇 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핵심 팀원들의 정규직화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그 대신 요구했던 (낮은) 연봉의 인상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매출 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실제 이익율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고 사업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팀원들의 업무량도 비례하여 늘어나는 등 질적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업무량은 늘어났으나 대우는 나아지지 않자 팀원들도 지친 나머지 더 이상 회사의 처우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한 두 명씩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역량 있는 팀원들이 떠나면서 팀이 해오던 사업들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결국 나도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 회사를 떠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나 자신이 과연 그 당시에 진정성 있는 리더였는지에 대해 숙고를 하게 되었다. 명목상으로는 계약직 팀원들을 정규직화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팀의 매출 규모를 늘리고 성장시켰는데, 과연 그것이 정말 팀원들을 위한 것이었던가 스스로 자문하기 시작했다. 혹시, 팀장으로서 조직 내에서 팀을 유지시키고, 또한 회사에서 인정 받는 팀장이 되기 위해 팀원들을 독려해 가면서 사업 규모를 늘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당시 팀원들은 과연 내 모습을 보면서 진정성 있는 팀장이라고 생각했을까? 그 회사를 떠난 후 이전 팀원들과 한두 번 만나고 연락을 해 본 바를 토대로 판단하자면, 팀원들이 보기에 나는 진정성 있는 팀장은 아니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우선 팀원들의 동기를 불러 일으키고 임파워먼트를 해 줄 수 있는 비전과 미션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목적이 팀원들도 마음 속으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팀 전체를 위한 것이였어야 한다. 그리고, 팀을 이끄는 나 자신의 행동과 말을 통해 표리가 부동한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내가 가진 진정성이 팀원들에게 전달되고 팀원들이 마음 속으로 그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진성리더십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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