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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끔 만나야 반갑더라

자주 만나도 반가운 사람인가, 나는?

by 봄비
사람은 가끔 만나야 반갑더라

꽃은 매일 봐도 좋은데
사람은 가끔 만나야 반갑더라.
말의 공해때문일까
꽃은 말하지 않아서인가

<브런치스토리 이제 시작한, 봄비> 作


꽃밭에서 한 소년이 느닷없이 말한다.

"너는 꽃보다 더 예뻐."

그 이야기를 들은 소녀는

꽃처럼 환하게 웃는다.

옆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던 내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진다.

'그렇게 말하는 니가 꽃보다 더 예뻐.'

나는 그렇게 말한다.


우리반 아이들의 실제 이야기다.


재범방지, 갱생을 목표로

교화기관의 도움을 받은 나


말의 힘을 믿는다.

말은 이루는 힘이 있다는 사실.


말이 씨가 된다면서...

엄마는 늘 내가

좋은 말을 하길 바라셨다.

유난히 까칠한 나는

싫은 것이 참 많다.

입 밖으로 내뱉고야마는 나의 까칠함.

엄마라는 교화기관에서

사회적응훈련을 반백년 거쳐온 나.

재범 방지, 갱생을 목표로.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불평불만의 말은

공기로 전파되는 느낌.

나랑 상관 없는 일이라도

상대의 짜증과 불만 섞인 말은

내 기를 쏙 빼가는 느낌.


말(言語)을 되새김질 해보려고 한다


마음에 등불이 켜진 듯

환해지는 말.

동굴로 기어들어가고 싶게 하는

독이 되는 말.

한마디 짧은 말은

한 사람의 세상도 바꾼다.


일상에서 만나는 말.

한마디 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한마디 말이

메아리가 되어 내 가슴에 남는다.


아이들의 말

어른들의 말

책 속에서 만난 말

자연이 전하는 말

말을 통해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 싶어서

자주 만나도 누군가에게 반가운 사람이고 싶어서

소가 되새김질 하듯

나는 말을 되새김질 해보려고

이 글을 시작한다.


자주 만나도 반가운 사람인가, 나는


이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도록.

더이상 교화기관이 필요없는

갱생의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인지

답할 수 있도록.

출소하는 그날까지 되새김질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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