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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인 Nov 21. 2016

범죄통계

팟캐스트 '범인은 이안에 있다'

한 사회의 범죄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범죄통계'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수치화된 '범죄통계'보다 자극적으로 포장된 사건과 사고들을 접하기 마련이죠. 


과연 실제 일어나고 있는 범죄의 정도는 얼마나 될까요? 


화성시는 정말 범죄가 많을까?


화성시는 1986년-1991년 연쇄살인사건으로 인해 대중에게 '범죄로 위험한 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죠. 이 사건은 그 잔인성과 무차별함으로 '화성시 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리면서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지만 범인을 잡고자 하는 여러 시도들이 무색하게 범인은 결국 검거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시그널'등에서 해당 소재를 다루는 등 다양한 미디어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등, 화성시의 연쇄살인사건은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노출되면서 화성시의 '범죄의 도시' 이미지를 확고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화성시 연쇄살인사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화성시에서는 대중의 이목을 끌만큼 큰 사건과 사고들이 발생합니다. 2004년 화성 여대생 피살사건, 2006년 화성시 부녀자 실종사건, 2015년 총기 사망사건 등이 대중이 잊을만하면 하나둘씩 생겨나 지속적인 '범죄의 도시' 이미지를 유지하게 되었죠.


화성시에서 이러한 범죄들이 유독 발생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큰 면적(689㎢, 비교: 서울 605㎢)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밀도(884명/㎢, 비교: 서울 16,659명/㎢)를 들 수 있겠습니다. 면적에 비해 관리되지 않는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고 이는 범죄 예방이나 범인 검거에 취약함을 나타내게 되죠. 잠재적 범인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면 범죄를 행할 때 범인 검거의 취약점을 찾게 되어 이러한 맹점을 노리게 되면서 화성시와 같은 지역에서 강력범죄들이 눈에 띄게 발생할 수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화성시에는 다른 지역들보다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다양한 조사에서 화성시는 '안전한 도시'로 판명되었고, 실제 범죄율도 주변 도시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예로, 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전국 251개 시군구 성범죄 위험도'에서 화성시는 202위를 차지하는 등 더 이상 우리의 인식 속의 화성시가 아님을 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화성시는 이러한 '범죄의 도시' 오명 벗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CCTV 설치를 확대, 통합 관제 시스템 구축, 경찰 인력 충원 등 다양한 방면으로의 꾸준한 노력으로 '안전한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 보고서: 화성시 20년 전쟁! 더 이상 살인의 추억은 없다


범죄통계란?

가장 객관적으로 범죄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은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것일 수 있겠습니다. 


'범죄통계'란 접근하기 쉬운 방법으로 표현하면 '범죄의 수를 센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경찰에 신고 및 접수가 된 경우로 '공식 집계'라고 표현을 하죠.


'범죄율'은 이렇게 집계된 범죄의 건수를 인구수로 나눈 후, 10만을 곱한 것을 이릅니다(범죄율 = 범죄의 건수/인구수 X 100,000). 보통 비율들은 백분율로 나타내며 100을 곱하는 반면, 범죄율의 경우 수치가 매우 낮은 경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0만 명당 건수'로 나타낼 수 있는 이러한 방법을 택했죠.


하지만 범죄통계는 이러한 공식 집계가 실질적인 사회의 범죄를 100% 나타내고 있는 지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범죄가 신고되지 않는다는데에 그 문제가 있죠. 대부분의 신고되는 범죄는 피해자가 명확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고, 사소한 범죄의 경우 신고 없이 간과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범죄피해를 설문 조사하는 '범죄피해조사'도 함께 행해지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집계된 범죄통계는 어느 정도 (아쉬운 대로) 우리 사회의 범죄를 나타내 주는 지표가 됩니다. 전체라고 일반화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우리나라 범죄통계를 보는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이러한 범죄통계를 접할 수 있을까요? 범죄통계를 처음 취합하는 곳은 경찰서이고, 이후 다양한 기관에서 자료들을 취합해 통계자료를 만듭니다. 우리나라 범죄를 나타내는 통계자료를 볼 수 있는 곳은 크게 다음과 같은 국가기관 홈페이지 '정보공개'부분입니다.


- 경찰청 : 경찰 통계자료, 경찰 범죄통계

- 검찰청 : 통계자료

- 통계청 통계포털에서 범죄 관련 카테고리 선택 후 검색

범죄와 형사사법통계정보 검색엔진에서 '범죄통계'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러한 통계자료들에서 얻을 수 있는 수치들은 대부분 이미 '가공된'자료들입니다. 이미 취합되고 종합되어 건수의 합이나 평균, 확률 등으로 나타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가공되지 않은 자료, 예를 들면 어떠한 특정한 케이스에 대한 정보(범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를 알고 싶다고 한다 해도 이는 다양한 이유로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으며, 열람을 원할 경우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범죄율 비교


일반적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범죄율을 비교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당연히 미국의 범죄율이 훨씬 높을 것이라 예상하죠. 이것은 맞기도 틀리기도 합니다.


2014년의 미국과 우리나라의 범죄율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죠. 먼저 범죄를 폭력범죄와 재산범죄 두 가지 분류로 나누었을 때, 폭력범죄의 경우 우리나라가 인구 10만 명당 639.5건이었지만 미국의 경우 376.9건으로 국내 폭력범죄(살인, 폭력, 상해, 강간 등)의 비율이 미국보다 높음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재산범죄(절도, 사기 등)의 경우 우리나라가 10만 명당 574.2건, 미국은 2,730.7건으로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폭력 범죄율이 더욱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친근한 신체적 접촉이나 술자리의 시비가 싸움으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사생활의 존중의 아이콘인 미국의 경우보다 많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우리나라의 범죄율 추세

지난 1993년부터 2013년까지의 우리나라 범죄율의 추세에 대해 분석한 자료들을 참고하면, 1997년 국가적 경제위기(IMF) 이후 범죄율이 증가했으며, 2002년 국가적 행사인 월드컵 이후 범죄율이 감소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공식자료를 확인해보면 큰 변화가 없을뿐더러, 이러한 국가적 행사와 관계없이 꾸준히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래프1. 1993-2013 우리나라 범죄율 추세 (자료출처: 통계청)


심지어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급속도로 폭력 범죄율이 높아집니다. 수년간 약 100건을 유지하던 범죄율이 급작스럽게 증가하면서 400 건선에서 유지되어 오고 있죠.


여기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법제적인 제도의 변화로 폭력범죄의 범주가 넓어졌다거나, 2005-2007 사이에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폭력범죄의 신고가 늘었다거나 하는 해석 등이 가능할 수 있겠죠.


이러한 꾸준히 늘고 있는 범죄율은 긍정적 일수도 부정적 일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범죄가 늘어나는 경우라면 부정적인 현상이지만 범죄 신고율이 높아지는 것이라면 긍정적일 수도 있는 것이죠. 신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하나의 근거로는 일반인들에게 설문 형식으로 범죄 피해에 대해 조사하는 '범죄피해조사'의 경우, 최근 범죄 피해율은 2000년 이후 꾸준히 대략적으로 5%로 나타납니다. 이는 범죄율로 따졌을 때, 10만 명당 5,000건으로 아직 공식 집계가 보여주고 있는 수치는 현실적인 전체 범죄가 아니고, 증가하는 범죄율은 실제로 신고율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범죄 구분 비율


전체 범죄는 많은 세부 카테고리의 범죄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3년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절도 32%, 사기 31%, 폭력 14%로 약 80%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상해, 손괴, 횡령, 강간은 각각 10% 이내를 나타내고 있죠. 흔히 우리가 '범죄'라고 생각했을 때 쉽게 떠오르는 살인의 경우는 1% 미만으로 매우 미미한 정도입니다. 이는 협박, 위협, 의료과실이 각 1%를 차지하는 것보다 낮은 수치이죠. 


그래프2. 2013년 우리나라 범죄 종류별 비율 (자료출처: 경찰청)


2013년에는 총 1,996,386건의 범죄가 취합되었는데요. 이중의 1,421,911건은 교통범죄였습니다. 과속, 신호위 반등도 범죄로 수집이 되기 때문인데, 현재 자료는 교통범죄를 제외한 574,475건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 범죄율 비교, 우리나라 범죄율 추세 및 구분 비율 참고자료: Examining Victimization in South Korea 1993-2010: A Comparative Application of Ecological Theories of Crime


다음 글에서 우리나라 범죄분석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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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화성시는 정말 범죄가 많을까? [범죄율 1화] (안드로이드/PC: 팟빵 아이폰: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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