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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


정말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미래까지도 함께하고 싶은 그런사람이 생기면,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는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야. 이런 일을 겪었어.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나와 계속 함께있자. 라고.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이해해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내 깊은 이야기를 꺼낸다고 한들 당신이 달라지는건 없을거야. 너는 모든걸 다 보여준, 그런 나를 모른체하고 비웃을것도 같다. 내 아픔을 이해못하고, 또 다른곳을 보겠지.
그리고 모든걸 다 보여준 나는 더 깊은곳으로 빠지겠지.
결국 이야기 한걸 후회하고 당신은 그걸로 나를 상처주겠지.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보면 이기적인거다.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눠주려하다니.
그걸 이해할만한 사람은 있을까?
나는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묘한 자신감이다.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든걸 내려놓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내 모든걸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겨우 일어서서 발돋음하면 당신은 내가 겪은 끔찍한일을 또 다시 겪게 해주었다. 달라진건 그게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는 점.
겨우 일어서서 저 깊숙한곳에 숨겨두고 웃으면서 지냈다. 나는 아무일도 없었던거처럼.
당신은 그런나를, 겨우 수면위로 올라온 나를 팔과 다리를 뜯어 다시 물속으로 집어 넣었다.
헤엄치지도 물위로 올라오지도, 손을 뻗지도 못하게. 당신으로 인해 나의 조각이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기억이 더 생생해졌다. 소름끼치고 멍해지고 아무말도 할 수 없다. 여기 저기 갈기갈기 찢어져 가라앉았다.
순간순간 눈앞이 아득해지고 숨이 막힌다.
기억은 살을 점점 파고 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가없다.



사라지고 싶다. 그냥 흩날렸으면 좋겠다.
울컥울컥 쏟아져 내릴때 마다.
아무런것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한다.
그럼에도, 반드시 행복해 지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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