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엄마는 이렇게 버틴다.

by 라미

사춘기 아이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말하면 묵묵부답,

친정엄마에게 말하면 “다독여야지”라는 답,

친구에게 털어놓으면 결국 비교로 끝난다.


그럼 나는 누구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아야 할까.

아이를 내가 다른 곳에서 낳아온 것도 아닌데, 왜 나 혼자 힘들어야 할까.


아이 때문에 화가 날 때면 남편이 미워진다.

아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마다 남편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남편은 성인이어서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는 다르다.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이해하려 애쓰지만, 이해와 가르침은 별개의 문제다.


화가 난 마음을 방에서 추스르고 있으면, 남편이 퇴근한다.

그러면 오늘 있었던 아이의 행동을 남김없이 고발하게 된다.

피곤한 남편은 귀를 닫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이 모습마저 아이와 겹쳐 보여, 나는 다시 말문을 닫는다.

결국 맥주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랜다.


화가 치밀어 아이들을 집밖으로 내보낸 적도 있다.

아이들은 집 앞 할머니 댁으로 갔다.

반성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게임과 TV를 즐긴다는 말을 들으면 더 화가 난다.


친정엄마에게 아이 때문에 화가 났다고 이야기하면,

“그렇다고 애들을 나가라고 하면 어쩌냐”라며 나를 다그치기만 한다.

내 마음과 아이 마음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다 엄마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억울하다.


전화로 친구와 오랜만에 수다를 떨며 마음을 풀지만,

결국 내 아이만 부족해 보이고 한숨만 나온다.

사춘기 아이는 원래 그렇고, 내 아이 정도면 착한 편이라고 말해주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나는 누구보다 힘들다.

누구도 내 마음을 완전히 이해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조금 정리되고, 스스로 반성도 된다.


아이의 행동이 못마땅한 이유는, 내가 만들어놓은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 기준조차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가 보다.

아이를 탓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렇게 태어난 아이일 뿐이다.


부모라서 성인이 될 때까지는 책임지고 싶었다.

성인이 되면 부모를 원망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지금 나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아이는 모른다.

나의 최선이 그저 잔소리로만 느껴질 뿐이다.


서로 다른 마음을 가졌다고 해서 누구 하나 잘못되거나 틀린 것은 없다.

미성숙한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사춘기 엄마의 역할이다.

이제 아이를 그만 바라보고 나 자신을 바라보자.

내려놓으려 애쓰지 말고 시선을 바꾸자.


아이도 혼자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엄마를 찾을 것이다.

그때까지 아이를 믿고 내버려 두자.

그동안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쓰고 책을 읽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 . 화. 이. 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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