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구나 마음 한편에 품어본 적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대답은 쉽지 않다.
그래서 질문 자체가 어느새 흐릿해지고, 결국은 일상에 묻혀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살아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이켜보면 나는 늘 변화해 왔다.
어린 시절 나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친척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끝내 입도 열지 못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의를 이끌고,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
어느 순간에는 조직을 대표해서 앞장서기도 했다.
처음엔 억지로 떠밀리다시피 나섰지만, 나중엔 그런 자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어?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삶은 묘하게 흐른다.
예전엔 싫어하던 일을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던 일은 어느새 시들해진다.
시간과 경험에 따라 내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고, 나도 모르게 그 변화에 길들여져 왔다.
과연 '나 다운 나'란 무엇일까?
어떤 날은 담담하다가도, 어떤 날은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단단해 보이다가도 한없이 여린 날도 있다.
그래서 어느 것도 '내가 아니다'라고 할 수 없고, 어느 것도 '이게 진짜 나야'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그러다 내 안의 큰 물음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 계기는 퇴직이었다.
퇴직하는 순간, 마치 빈 방에 홀로 내던져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느낌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그때 다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현직 시절의 업무수첩, 틈틈이 써 둔 일기장을 들춰보며 혼자 웃기도 하고, 깊은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나는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매일 아침, 창가에 앉아 해 뜨는 모습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오늘은 무엇을 할까,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다.
나는 조금 더 고요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떠드는 시간도 좋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되었다.
산책길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나 풀잎 하나를 보며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어떤 순간에 내 마음이 움직이는가?' 조심스레 나에게 물어본다.
예전에는 나를 바꾸려 애썼지만,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 한다.
자아 탐색은 결코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기보다는,
변화하는 나를 조용히 지켜보고 기다려주는 일, 그저 질문을 풀고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묻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
그 자체가 자아 탐색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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