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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랜덤초이 Mar 15. 2023

Manners Maketh Man

“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3편까지 제작된 영화 ‘킹스맨’ 시리즈를 통틀어 아마도 위의 대사는 가장 유명한 대사일 것이다.


처음 킹스맨 요원인 '해리'가 주인공 '에그시'를 괴롭히는 악당 무리를 응징하기 직전에 펍(Pub)의 문을 걸어 잠그면서 하는 말이고, 곧장 이어지는 우산을 활용한 격투 액션 씬은 오래 기억에 남을 통쾌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 장면은 영화 후반 킹스맨 요원이 된 에그시에 의해 재현되기도 하고, 그 후에 제작된 속편에서도 대사가 활용되며 '킹스맨' 시리즈를 본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해졌다.


워낙 유명해진 대사이다 보니 '만든다'는 단어 'make'에 도대체 왜 '-th'가 붙어있는 건가? 등의 궁금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비단 영화 속에서 멋지게 활용된 때문이 아니더라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참 매력적으로 들린다.


"매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하는 기본 덕목입니다."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란 표현이 훨씬 간결하면서도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들리니 말이다.


그런데 이 문장 구조는 어쩐지 우리나라의 속담 하고도 유사한 형태를 갖는다.


우리 속담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의 뜻은 ‘사람이 어떤 직위에 있게 되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하게 마련’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되는 게, 대개 조직에선 어떤 자리에서 일하든 각각의 자리에 요구되는 역할(役割, Role)이 있고 그에 따라 책임(責任, Responsibility)이 부여된다.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리에 요구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가는 게 당연하지 싶다.


똑같은 문장 구조이지만 풀어서 표현하자면 같은 형태로 풀어서 쓸 수는 없다.


"사람이 어떤 매너를 가지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하게 마련"이라고 하는 것도 어색하고

"자리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입니다."라고 얘기해도 이상하니 말이다.

즉, 줄여서 쓴 문장구조는 동일하지만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자면 '주어'가 무엇인가에 따라 적절한 문장을 선택해야 한다.


게다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는 요즘 들어 모르는 사람이 늘어나는 느낌이다.

하긴 나 역시도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의 경험이 쌓이면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그다지 설득적으로 들리지 않게 되었으니, 아마도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봐서인가 싶다.


이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우리 고유의 속담에 대한 공감이 줄어들게 되면, 언젠가 아래와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볼 때 3번을 정답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질까 걱정이다.



Q. 다음 보기의 속담에서 [괄호]에 들어갈 정확한 단어를 찾아 해당 번호를 적으시오. (      )

     보기 :   [       ]가 사람을 만든다.


     ① 부모    ②  학교    ③  매너    ④ 자리    ⑤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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