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요직(要職)과 한직(閑職)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꼭 조직 생활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조금만 뉴스에 관심을 가지면, 정권이 바뀌거나 특정한 기업 또는 기관의 수장(首長)이 바뀌었을 때 “어떤 사람이 요직에 앉혀졌다.” 아니면 “누구는 한직으로 좌천되었다.”라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조직 경험이 없는 일반 국민들도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시끄러운 얘기들을 접하면서, 인사권을 가진 권력자가 인사명령을 활용해서 어떻게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지를 마치 드라마 보듯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그나마 법률에 의해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의 경우니까 그 정도이지 사실 현실 속의 사기업에서 이뤄지는 인사권 행사는 정부기관보다도 훨씬 냉정하게 이뤄진다.
각 기업이 가진 고유의 문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차이가 있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공무원과 일반 직장인을 비교하면 일반 사기업 직장인에 대한 인사명령이 훨씬 가혹하게 운영된다는 점이 대체적으로 맞는 사실일 것이다.
사기업 조직인 대기업에서만 근무해 본 나는 요직과 한직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이해가 안 가는 점이 있었다.
중요한 자리 나 직책을 요직(要職)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간다. 단어 자체에 중요하다는 요(要) 자가 들어가니 당연히 적절한 표현이지 싶다. 하지만 한직에는 왜 한가할 한(閑) 자가 쓰이는 지를 모르겠는 것이다. 불요직(不要職)이나 비요직(非要職)도 아니라...
사실 사기업에서는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한가한 자리란 없다.
흔한 얘기로 "남의 돈 벌어먹고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라는 말이 있듯이, 기업 내에서 어떠한 자리에 있더라도 일이 없어서 한가한 자리라는 건 찾기 힘들다.
혹시 그런 자리가 있더라도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일을 더하라고 받게 되거나 그 자리가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까 나의 경험에 비추어 한직이란 단어에 한가하다는 한(閑) 자가 쓰인 것은 마음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같은 발음이라면 찰, 차가운 한(寒)이 더 적합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업무는 업무대로 많이 하면서도 인사권을 가진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위치라면 한가하다는 표현보다는 추운 변방이라는 의미에서 그런 표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혼자 머릿속에서 해보는 상상이라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만약에 시험에 한직이라는 단어와 맞는 한자를 연결하라는 문제를 내본다면 그래도 나처럼 생각하고 정답을 틀릴 사람도 몇몇은 있지 않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문제 1. 다음 보기 문장에 쓰인 단어의 한자 표기로 맞는 번호를 고르시오. ( )
보기 : "그 친구는 이번에 한직으로 좌천되었어."
① 閑職 ② 恨職 ③ 寒職 ④ 限職
문제 2. 위 보기 문장에 쓰인 한직의 반대 의미를 가진 단어의 번호를 모두 고르시오 ( )
① 暖職 ② 要職 ③ 溫職 ④ 熱職
이 글을 꼼꼼히 읽은 분들이라면, 정답을 쉽게 맞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