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정이라서 내가 무너지면 우리 집안이 무너지거든요
요새 주변에서 나한테 공통적으로 던지는 말이 있다. 분명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인데 신기하게 도 똑같은 말을 해서 누가 이 말을 했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1. "자식도 없는데 돈 아껴서 뭐해. 나라면 더 좋은 차 타고 다니겠다."

- 10년 넘은 작은 차를 타는 나에게 사람들은 남녀, 연령을 불문하고 수입차를 사라고 권유한다. 가족도 없는데 돈 아껴서 뭐하냐면서, 그냥 다 쓰라면서 이렇게 따뜻하게 조언(?)한다.
- 굳이 그 속마음을 번역하자면, 내가 못해본 거 너는 해봐라라는 '대리 욕구 표출'처럼 수입차나 명품 등등을 지르라며, 알아서 잘 만나고 있는 지름신을 굳이 호출한다.
- 난 알아서 내수경제를 살리느라 바쁘시다. 단지 그 관심 품목에 '자동차'가 없을 뿐. 나도 한때는 좋은 차(?)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나 했었다. 하지만 수입차 SUV를 운전할 기회가 있었고 나의 소감은? 예쁜 차를 운전하는 기분 좋음이 30분도 가지 않았다. 즉, 감흥이 없었다. 그저 자동차가 잘 움직여준다면 그다음 기능과 디자인에 눈이 가지 않았다...... 예쁜 옷은 입고 있는 내내 기분이 좋은데 말이다.
2. "자식도 없는데, 뭐 그렇게 조심해? 그냥 남들처럼 살아"

- 1월 말 이후로 사람과의 만남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출퇴근을 제외하면 거의 '은둔형 외톨이'의 일상. 처음 몇 달은 안전을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나가고 싶은 양가감정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가고, 이젠 지금의 생활이 익숙하고, 나름 편안한 감정까지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라는 새로운 습관이 생겨났다.
- 사람들과의 만남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시점에 몇 번 만난 게 다 였고, 그것도 외부에서 아주 조심하는 나를 보며, 지난주에 만난 유부 친구가 비웃었다. "난 책임질 자식이 있으니 오래 살아야 해. 넌 자식도 없잖아. 왜 이렇게 조심해. 그냥 다녀도 돼" 라며 조언을 해주었다.
맞다. 난 1인 가정이므로 책임을 져야 할 자식은 없다.
하지만 책임질 내가 있다. 내 어깨에 감당할 무게만큼만 지고 살아갈 거다.
라며 아름다운 대화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사회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말은 내 마음속에서만 메아리쳤다.
어차피 그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본인과 다른 생활을 하는 나한테 그냥 하는 소리들, 막말의 영역들
예전에 어떤 모임에서 내 또래의 여자 사람이 한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갭 투기며, 집 장만을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으는데 그때 그 언니와 나만이 유일하게 제외된 사람이었고, 재밌게도 둘 다 싱글이었다.
그때 그 언니는 이렇게 얘기해줬다. "갭 투기도 잘되면 좋은데, 혹시나 잘 못돼면 나 혼자 그 빚을 어떻게 감당해?" 그 말이 핵심이었다. 1인 가정의 자유로운 장점도 있지만 책임이라는 면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혼자 일어설 수 있는 만큼만 안고 가겠다. 자동차도, 내 건강도 내 인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