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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Jul 04. 2021

마음만 먹으면 + 우물쭈물하다

이동귀 등, ‘네 명의 완벽주의자’

(전자책 58%)

[ 완벽주의자 유형 2 - 스릴추구 막판스퍼트형]


 오늘 못한 일은 내일의 내가 해낼 거야.
마음을 먹지 않아서 그렇지, 내가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Mikulas Galanda, ‘Pink Clown.Head of the little clown’



 막판스퍼트형 완벽주의자가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꾸물거림’이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막판의 스릴’을 조성해서 추진력을 얻기도 한다. 불안과 공포 같은 원시적인 감정을 느끼면 살아 있다는 느낌과 함께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폭발적인 돌파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판스퍼트형 완벽주의자는 때로 이 본능을 활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을 미루고, 옥죄어오는 불안감을 발판으로 마감 직전에 전속력으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일을 미루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능동적인 꾸물거림이라고 하는데, 긴박감을 이용하려고 의도적으로 일을 미루는 것을 뜻한다.


+ ( 중략 )


 중요한 일을 미루는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꼭 잘 해내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체면을 깎이는 일만은 피해야 한다.


+


 또 다른 이유는 ‘자기 불일치’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현실의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의 간극이 큰 것이다. 자기 불일치가 커지면 어떤 일을 할 때 잘 못 해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부담감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회피해버리고 싶은 마음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


 이 유형의 완벽주의자들은 늘 아쉬움이 크고, 깊게 후회한다. 부모님이 조금만 더 나에게 투자를 해 훌륭한 스펙을 갖췄더라면, 혹은 내게 시간이 조금만 더 허락됐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회한이 깊어지고 자꾸만 과거에 매몰되게 된다. 이들이 핑계 대기와 후회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었더라도 스스로 불리한 여건을 만들다 보면, 갈수록 성공 경험이 줄어든다. 꾸물거림을 해소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성공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이다. 불리한 처지를 부각시켜 다른 사람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강점을 활용해 성공 경험을 쌓다 보면 점점 자기 확신이 커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따라서 이 유형의 완벽주의자에게는 단연코 용기가 필요하다. 회피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일부로 딴생각과 딴짓을 하며 불안을 잠재우려 하는 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슴에 바윗덩이를 올려놓은 듯한 부담감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자. 당장 각 잡고 컴퓨터 앞에 앉아 밤을 새우며 일을 끝마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부담이 없을 정도로 일을 나누어 완수하기 위해 일단 그 일을 시작해야 한다.

(전자책 81%)

 딴짓하는 행동 고리를 수정하기, 15분 이하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과 리마인더 준비하기.

 

 미루는 습관은 그 뿌리가 깊어서 쉽게 캐낼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의식적으로 노력한 때만 극복할 수 있다. 미루고 싶은 마음의 무게를 이겨낸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일수록, 과도한 부담감 탈피와 시간 엄수라는 멋진. 변화가 막판스퍼트형에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 조지 버나드  묘비명(오역된 표현이라 하지만 지금 내 상황과 딱 맞는 표현이라서 인용^^;;) -


 늘 나라는 사람을 전형적인 ‘게으름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나를 불렀다. 느림보 달팽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완벽주의자(?)였음을 깨달았다. 저자가 나를 모델로 삼은 게 아닐까 생각했던, 막판스퍼트형 완벽주의자의 심리 상태는 딱 나였다.


 이 책은 완벽주의자의 4가지 유형을 소개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눈치백단 인정추구형, 스릴추구 막판스퍼트형, 방탄조끼 안전지향형, 강철멘탈 성장지향형이 대표적인 완벽주의자의 유형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직장에 다니는 지금까지 만성적인 고질병을 갖고 있다. 미루기&막판스퍼트.미루고, 미루다, 마지막 데드라인 1분 전에 제출을 누른다.

 

시험은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벼락치기로 치른다. 이번에 수강한 인강 세트도 시간도, 내용도, 모든 것이 공부하기에 완벽했다. 시간도 여유로웠고, 매일 1개의 인강을 듣기에 충분했다. 수강 초기에 몇 개의 인강을 들어보니, 이해도 쉽게 되었다 거기다 미혼이라는 환경 요인(?)까지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요소였다.


 나의 벼락치기의 깊은 역사와 경험을 보면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미루고 미루다 후회하고, 또 밤을 새우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었다. 그리고 좋지도 않은 점수에 쉽게 만족했다. ‘아,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잘할 수 있어’라는 정신승리 멘트가 귓가에 맴돌았다. 최소한의 노력과 나쁘지 않은 결과로 굳어진 나의 부실공사, 벼락치기 공부였다.


 이번에도 여유로운 시간을 떠나보내고, 시험날 직전에 정신을 차렸다. 시험 며칠 전부터 밀린 인강 6,7 개를 1.6배속으로 몰아 듣고, 외워지지 않는 개념에 좌절과 후회, 한숨, 요동치는 심장 박동까지!


 시험결과는 역대급이었다!!!!


 ‘폭망’’, 완전 망했다. 그동안 벼락치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최소한의 노력,  최소한의 결과! 결과는 아주 정직했다.

 너무나 여유로웠고, 너무나 자신만만했다. 그리고 우물쭈물하다가 시간을 모두 날려버렸다. 미루기의 역사는 이번에 끝낼 것인가? 다음에도 또 켜켜이 역사를 쌓아나갈 것인가?


 ‘내가 마음만 먹으면’이라는 단어를 언제쯤 마음에서 지울 수 있을까?’


  완벽한 순간은 없었다.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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