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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Nov 05. 2022

언젠가 시리즈

  2년 전쯤에 가봤다. 풍경이 예쁘다고 해서.


 그리 멀지 않았음에도 다음에~다음에~를 외치면서 가지 않았던 장소는 다대포해수욕장이었다. 고요하고 깊은 바다의 정취를 알 수 있는 곳인데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서 사람은 적은 곳이다.

 그나마 사람들이 가장 많은 토요일 저녁 6시에 한 시간을 해안가 따라서 걷다가 들어왔다. 사람이 적은 곳의 한적한 낭만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안전'이다. 나는 유난히 겁이 많다. 인적이 뜸한 곳은 아무리 예뻐도 혼자 걷기가 꺼려진다.


 오늘은 좀 걸었다. 흔들의자에서 팝송도 한 곡 들었다. 분명 아침부터 여길 와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집순이, 전형적인 내향형의 나는 오후 4시까지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 나온 시간은 5시가 넘어서였다. 새로움을 원하면서도 귀찮아하고, 지루해하면서도 낯설다는 감정을 불편해한다.


 변화란 그런 것이다. 아무리 드라이브 겸 산책이지만 낯선 곳, 환경, 변화는 나에게 어려운 것이었다. 나올 때는 귀찮았는데 막상 나오니 해지는 풍경이 좋았다.


 문요한 작가님의 신간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에 이런 질문이 종종 등장한다.


나는 나를 돌보고 있는가?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경험과 인증샷을 남기려 한다. 그렇게 낯섦 속으로 나를 끌어들이려고 한다. 나는 나를 돌보는 연습 중이다. 언제나 타인과 가족이 먼저였고, 나는 우선순위에 없었다. 소중하게, 조심스럽게, 소소하게 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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