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느림보

눈물 나는 누수 체험

by 그럼에도

6개월 동안 두 번의 리모델링과 두 번의 누수를 겪고 있다.


하나는 작년 11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링하다가 겪었고, 다른 하나는 현재 진행형이다.


첫 번째는 개인과 개인 사이, 누수는 있으나 원인은 반신반의하던 때였으나 나의 리모델링으로 인한 공사 추가비용으로 정신을 일으켜 세우고 원인을 밝혀냈다. 위층의 욕실 타일을 다 드러내고 나서야, 의심이 진실임이 밝혀졌다. 그렇게 첫 번째 시련을 해결했다.


마침 그때는 부산 집주인의 갑질과 누수가 겹치는 시점이라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눈물이 흐르다 못해, 정신이 혼미해졌다. 분명 유튜브나 블로그에 나오는 변호사들은 너무나 가볍고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현실 속 나는 반대였다. 답답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법과 현실은 왜 이렇게 다를까?


그럼에도 결국은 해결했다. 울면서도 법전을 검색했다. 분명 막말을 들었을 때는 멘털이 흔들리다 못해서 들고 있던 커피를 바지에 쏟기까지 했다. 그때의 나는 분명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결국 원인을 찾고 공사를 시작했다.


6개월 후 부모님 집에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어렵게 설득해서 낡은 집을 새 집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경력답게 이번에는 제품과 소재 하나하나까지 골랐다.


이번엔 가구가 문제였다. 특정 부품이 채워지지 않은 문제로 물이 역류했고, 아래층 천장에 물이 쏟아지는 일을 만들었다. 이번엔 눈물도 나지 않았다. 충격에 헛소리와 깊은 분노가 멈추지 않았다.


올해는 삼재인가? 점집에 가보지 않았지만 뭔가 하나를 하면 그다음에 일이 생겼다. 그것도 예상할 수 없는 영역에서.


그럼에도 운이 좋았다. 가구회사도 브랜드 업체였기에 일주일 간으로 분쟁 후 보험 처리까지는 동의했다... 물론 교통사고처럼 나에게도 과실 비율이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여하튼 해결 과정의 처음이 시작됐다.


두 번째 리모델링은 공사 과정에서도 인테리어업체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공사 진행에도 문제가 있어고 마감 후에 드러난 문제도 있었다. 이러저러한 마감 문제도 어렵게 AS까지 받게 되었다. 리모델링 후 휴가를 쓰면서 업체를 만날 일이 생기고, 분쟁이 발생했다. 왜 이런 시련이 생기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는 되지 않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수습해야만 한다. 불운 속에도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시간과 에너지, 열정을 활활 불태웠다.


그랬더니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마음에 분노의 불꽃이 더 커지고 세상 모든 것이 삐딱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에 있었던 나름의 억울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거나 작은 것에도 오래 화를 내고,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고, 급발진하는 차처럼 감정이 한 방향으로 급하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몇 년간 가꿔온 취미마저도 이런 '욱'하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나는 어쩌다가 이런 못난이가 되어버린 걸까?


분명 불운 속에도 어떻게든 길을 찾아냈고, '법률구조공단'에 가서도 상담을 받았다. 상담 내용은 10분 이내로 간단했다. 나의 의견이 법적으로 합당한 지를 묻고 답을 들었다. 어떤 건 맞았고, 어떤 건 법에도 내용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알아서 적당히 잘'이라는 원리는 법보다 상위 개념인 것 같았다.


두 번의 리모델링보다 누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테리어에 더 많은 정보와 지혜가 생겨났다. 누군가는 이런 내가 다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이번 일로 더 관심 갖게 되었고 더 눈이 가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인테리어 업체를 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측량에는 자신이 없지만 어떻게 하면 디자인과 가성비를 잡을지, 누수는 언제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는 체험으로, 종류별로 배웠다.


숙련된 기술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까지는 자신이 생겼다.


어제는 '누수탐지업체'를 불러서 하수도 배관 상태도 확인해 보았다. 화장실 줄눈 AS를 받다가 '하수도 이물질 청소'를 알게 되었고,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이십 년 가까이 된 아파트의 하수도 배관 상태는 내시경 카메라로 보아도 너무나 말끔했다.


하수도는 완벽하기에 베란다부터 각종 물이 닿는 곳 전체를 모두 점검받았다. 누수로 호되게 놀란 내가 나에게 준 선물은 '일종의 건강 검진 같은 누수 추가 탐지'였다. 그렇게 나는 코스별로 인테리어 세부 과정을 제대로 배운 셈이었다.


지식은 늘고 있는데 분노는 줄지 않아서... 요새 나는 달달한 음료를 마시기 시작했다. 하루에 하나씩 달달한 요구르트를 마시면서 잠시라도 내 마음의 분노를 달달하게 녹여내려고 노력 중이다. 병원에 가서 약을 먹어야 하나도 고민했지만 일단은 달달한 음료와 매운 음식으로 '식이요법 치료' 중에 있다.


늘어나는 화만큼 체중도 늘어서 걱정하는 지금, 나는 운동을 검색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새로운 도전으로 분산시킬 생각이다. 무기력한 시간을 몇 주나 보냈고 이제는 일어설 에너지를 만들어야 할 7월을 위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이 사실이라면... 나는 늘 어린 청춘이다.


하지만 지나친 아픔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부작용으로 '화병'이 찾아온 청춘은....
피부에 해롭습니다.
특히 체중에 더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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