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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Aug 10. 2023

적당히

 얼마 전 학원 선생님과 수업 중에 취미 생활을 물어보셨다.


 요새 나의 취미는 집 안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취미로 시작한 짧은 대화 후 선생님은 따뜻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안에 있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을 안 만나고 너무 안에만 있으면 좋지 않아요. 언젠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요. "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타인을 챙기다 나를 놓친 과거의 나'와 '나를 챙기고 타인과의 관계를 멀리하는 나'는 극과 극의 성향이었다.

극과 극, 중간은 없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사건과 시간, 에너지가 소요됐다. 사람을 좋아하고, 거절을 못하는 소심한 내향인이 사람들을 뿌리치고, 다양한 취미를 만들어갔던 이유는 다양했다. 부정적인 사람들을 주변에서 몰아낸 것은 성공적인 일이었지만 놓치는 것도 있었다.


 그건 사회성이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사회성이 더 작아졌다. 또한 좋은 사람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지만 나쁜 사람들(?)에게도 배워야 할 반면교사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세계가 작기에 나는 사람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사람에게 크게 영향을 받는 민감한 성향이기에 스트레스가 크지만 반대로 배우는 것도 크다는 것이 나란 사람의 성향이었다.


 외향인과 내향인의 차이만큼이나 나의 과거와 현재는 너무나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중간까지 가기는 어렵지만 부족한 사회성을 키우는 방법을 생각하는 밤이다. 밤은 마음속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렵다.


 어쩌면 어려운 나라는 사람, 진흙 속에서 연꽃을 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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