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해운대에 얻어라”
부산에 발령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조언이었다. 부산에 근무했다 올라온 동료, 부산에 사는 선후배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런 나의 최종 선택은 의외의 지역이었다. 부산역과 외근지 중간에 위치한 조용하고 교통 좋은 법원 옆 아파트였다.
원래 바다에 대한 로망도 없었고, 차 막히는 관광지 근처에 집을 얻고 싶지 않았다. 나의 로망은 아파트에 피아노방을 만들고 화분도 키우는 소박한(?) 로망이었다.
기존에 살았던 집 보다 넓은 집에서 여유로움을 얻고자 했던 이상 실현과 ’ 치안’이 안전한 동네는 집값이 비쌌다. 그렇게 대출까지 받아서 전세로 부산 첫 집을 마련했다. 비현실적인 이상 실현, 즉 재테크에의 정반대로 살아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조용했고 치안 문제도 없았다. 다만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면서 재계약에 문제가 생겼다. 새 집주인이 이사 온다는 것이다 ㅠㅠ
두 번째 집을 구하는 시기가 집이 귀했던 시기였다. 집값이 미친 야생마처럼 뛰어올랐다. 새로운 부동산 정책으로 기존의 전월세집들이 계약 연장되었다.
나처럼 집을 구하는 사람이 갈만한 집이 없었다. 거기다 말도 안 되게 비싼 집세에 놀랐다. 결국 살던 곳이 아닌 부산에 사는 동창이 사는 동네, 풍경 좋고, 시내와 거리가 먼 동네로 집을 알아보았다.
매물이 부동산마다 거의 없었다. 몇 집 가보았지만 2층, 노후가 심한 집도 물건이 나오자마자 계약되었다. 그렇게 만난 집이 두 번째 부산집이었다.
이삿짐을 나르던 이삿짐업체 직원은 대화 중에 ‘ 계약 기간을 못 채우면, 서면도 아니고 여기 다음 사람 구하기 어렵겠다’고 무심히 던진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낭만과 취향엔 돈이 든다]
나의 이상만 좇던 부산행은 ‘피아노방, 반려화분, 넓은 공간’과 같은 낭만을 현실로 실현시켰다.
대신 금전 문제를 발생시켰다. 풀옵션 오피스텔 대신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가전 비용, 대출금이 생겼다. 더하여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해서 일 년 치 월세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때 사람들 말대로 해운대나 서면 오피스텔에 집을 구했다면 지금의 시련도 없었을 것 같아서, 과거의 나를 원망하기도 했다.
물론 두 번의 부산집은 안전과 치안에서 완벽했다. 배수 시설과 위치 덕분에 옆동네가 물난리가 나도 여기는 순식간에 물이 사라졌으니까.
다만 수요가 적은 지역이라서 계약 기간이 남았을 때 문제가 되었다.
아! 금전엔 마이너스, 건강과 이상 실현에 보너스였던 부산행!
누군가 부산에 집을 얻는다면 이사가 잦은 지역, 인기지역(해운대, 서면)에서만 집을 구하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아이가 있다면 학군 좋은 동네도 선택지에 추가한다면 나와 같은 시련은 겪지 않을 거라고.
부산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