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게으른지.
하고 싶은 건 있으면서도 주저하는지.
게으른 나라는 사람. 숙제처럼 등록한 수업도 이수를 못해서 중도 포기를 반복하는 자.
혼내는 사람도 없고, 이러면 안 된다고 자책하는 이성과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감성과의 싸움에서 승자는 무기력한 감성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중도포기를 선언하고 교실을 나와버렸다.
나라는 구제불능을 일으킬 사람은 나인데, 나는 스스로를 믿을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어학이 필요하지 않다는 변명은 언제까지 반복될까? 시간은 흘렀고, 얼굴도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건 무기력이었다.
다시 무기력에게 말하자면... 일을 벌여야 한다.
당장 어학시험에 등록하고, 비싼 원서비까지 내야 압박감을 느낄까?
지금 나의 모호한 현실에 실체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흔다섯이 넘어가면 두뇌 회전이 전과 같지 않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보았다. 그전에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내년 2월 시험의 등록 기간이 아님을 확인하고... 지금 나보다 몇 배 높은 등급에 도전하기로 했다. 늘 포기하고, 미루는 나의 오랜 습관은 중국어였다.
성시경 유튜브를 우연히 보다가 독학으로 일본어 자격증을 땄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결국 시험이라는 목적지가 없다면 당장 쓸 일도 없는 어학을 공부한다는 게 모호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 나에게 시험과 같은 목적지와 채찍이 필요하다. 집 안은 시끄럽고, 회사는 매몰차고, 내 몸은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일상을 시험으로 달래야 한다. 어쩌면 바쁜 일상이 나에게 종교처럼 위로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처럼 무기력한 영혼에는 묵직한 숙제와 과제로 정신을 바로잡아야 한다. 취미도 마음을 돌리지 못해서 피곤한 일로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으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을 택했다. 집 나간 정신과 자존감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