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7] 여덟번째 기념일

by Rang

며칠 전 부터 기억하려 애썼다. 7월에 무언가 있었는데 그 무언가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누군가의 생일도 아니었고, 챙겨야 할 어떤 엄청난 일인 것 같지는 않은데 왠지 계속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한 느낌이랄까.


요즘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만큼 바빴다. 주말 출근은 예사였고 점심 한 끼 제대로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할 정도. 그래서인지 더 기억하고 싶었다. 7월의 의미를.


양치를 하다 문득 달력을 보았다. 7월 13일. 그리고 불현듯 기억이 났다. 아, 그날이었구나.


2008년 7월 14일. 내 첫 출근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엄청난 경제불황이 있던 그 해, 나는 가장 역동적인 신입시절을 보냈다. 입사 후 매일매일 이직을 고민했지만 또 그만큼 치열하게 살기도 했었다. 그리고 내일이 벌써 8번째 기념일이었다.


나의 동기 200명 중 몇 명이나 살아남았을까. 아니, 어쩌면 남아있는 우리가 도태된 자들일지도 모른다. 내 기억속 그 뜨거웠던 동기들은 자신이 속한 그 곳에서 아직 그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할까.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할까.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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