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서 인격이 나온다.
아이들을 키우며 새기게 된 문장이다. 30대 중반에 두 살 터울의 남매를 낳아 키우면서 나의 노화는 급속히 진행되었다. 내 몸에 쓸만한 영양소는 모조리 아이들에게 넘어갔는지, 나는 빈 껍데기 같은 몸뚱이만 남았다. 고개를 돌리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담이 오기 일쑤이고, 계단 5칸 오르기가 힘들었다. 계단 옆에 왜 손잡이가 있는지 깨닫고 친절한 도시 계획에 감사했다.
아이들에게 유독 짜증을 많이 낸다면 영락없이 내가 피곤한 날이었다. 아이들은 늘 비슷하다. 엄마! 엄마! 남매는 꼭 동시에 말을 걸고, 그러다 둘이 싸우고, 내 눈을 피해 엉뚱한 짓을 저지르고... 이게 아이들과의 평범한 일상이다. 그러다 아이가 어디 아파서 병원이라도 데려가고 약도 챙겨 먹이게 되면, 나의 피로도는 급상승한다. 아픈 아이에게 다정하게 미소 짓고 싶지만, 굳은 입가에 경련이 일어난다.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C, 유산균 등 각종 영양제를 입에 때려 넣고, 좀 무리한다 싶으면 한약도 지어먹고, 닭가슴살도 돌려 먹으며 어떻게든 이 묵직한 삶을 지탱해보려 하는데, 이런 식의 영양보충으로는 어림없다는 듯 하루하루 몸이 늘어진다.
운동이 답이다!
호기롭게 외치며 지난달에 집 근처 시립스포츠센터 헬스장에 등록했다.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경쟁이 치열해서 새벽 6시에 일어나 광클로 겨우 등록에 성공했다.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나의 출석률은 0%로, 내 돈은 도시 체육의 발전을 위한 기부가 되고 말았다.
가지 못할 이유가 매일 있었다. 아침에는 너무 춥고, 아이가 학원 간 사이에는 나도 쉬어야 하니까 누워 있고, 아이가 오면 밥이랑 간식 챙겨 주고, 그러다 잠깐 커피 한 잔 사서 마시면 둘째 하원 시간이 되고, 저녁에는 아이들만 놔두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 또 집에 있고, 그러다 밤이 오고... 뭐 그런 식이었다. 오늘이라도 환불할까? 아니야, 다음에는 가겠지, 하며 한 달 등록비를 그대로 날렸다.
왜 도움이 되는 일들은 하나같이 귀찮은 것뿐일까. 공부도 그렇고, 밥 차려 먹기도 그렇고, 청소도 그렇고. 평생이 자기 극복의 과정이다. 이렇게 노트북 자판 두드리는 동안 어깨는 돌덩이처럼 굳는다. 홈트를 하겠다는 비겁한 변명을 그만두고 이제는 좀 나가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