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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주식도 몰빵은 위험하다

재테크이야기 12

by Rani Ko

사랑에 모든 것을 걸면 위대하다고들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사랑 하나로 세상을 구하고, 노랫말 속 연인은 사랑 하나로 불멸을 약속한다. 하지만 주식에서 몰빵은 그런 낭만이 없다. 거의 100%의 확률로 ‘망하는 지름길’이다.


나는 국장(국내 주식)과 미장(미국 주식)을 모두 하고 있다. 국장에서는 오랜 세월 @@@라는 배당주를 모아 왔다. 코로나 시국에는 이 종목 덕분에 제법 달콤한 수익을 맛보기도 했다. 그때의 기쁨이 독이 되었을까. 점점 투자 금액을 늘렸고, 두 아이의 육아와 교직 생활로 계좌를 자주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핑계로 결국 @@@에 ‘몰빵’하고 말았다.


하지만 해는 솟아오르면 늘 지는 때도 있는 법.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던 대영제국도 언젠가 쇠락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나의 효자 종목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처럼 불장이 이어질 때, 배당주는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갈아타기를 결심했다. 하루에 50주, 100주씩 나누어 팔고 있다. 파란불이 뜬 날엔 마음이 약해 팔지 못하고, 빨간불이 뜬 날만 조금씩 매도하다 보니 주 2~3회가 고작이었다. 그래서 팔아도, 팔아도 아직 2000주가 넘게 남았다. 한때의 효자 종목은 어느새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배당주는 상승장에서는 매력이 덜하기 때문에 역시 정답은 ‘분산투자’였다. 절반쯤은 ETF나 성장주로 나누어뒀어야 했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타이밍을 조금 놓친 것 같다.


미장에서도 같은 실수를 했다. 작년 말까지 @@ 2 배수 종목의 성적이 눈부셨다. 계단식으로 계속 올렸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상승세에 도취되어 당시의 나는 또 몰빵 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몰빵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 초부터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결국 -65%, 반토막보다도 더 많이 잃고 말았다. 레버리지 상품은 오를 때는 신나지만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원금의 보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무섭게 빠진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그 사이 나는 손실을 감수하고 조금씩 물타기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며 버텼다. 다행히도 1년이 다 돼 가는 요즘 조금씩 수익을 회복 중이다.


미장의 Big 7도 영원한 것은 없다. 기업의 혁신이 멈추는 순간, 회사는 도태되고 투자자는 상처받는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의 비중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씩 더 팔 생각이다.


사랑과 주식의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몰빵은 언제나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랑에 몰빵 하면 가슴이, 주식에 몰빵 하면 계좌가 상처받는다. 좋은 주식이라도, 믿음직한 사랑이라도 조금은 여유를 남겨두자.


삶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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