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8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즐겁게, 그리고 학습은 너무 지치지 않게.
놀 땐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땐 조용히 몰입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
아이의 하루는 단순히 ‘배움’이라는 기능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의 경험, 친구와의 관계, 놀이에서 얻는 정서적 회복력, 스스로 몰입해보는 순간들이 고르게 순환될 때 비로소 아이의 성장이 자리 잡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학교생활이 우선이 되는 성장의 리듬’을 중심으로 준이의 일상과 배움의 변화를 기록해보려 합니다.
얼마 전 김붕년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이 생각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주제는 사춘기 자녀의 변화와 성장에 관한 것이었지만, 핵심은 결국 뇌의 전두엽 발달이었습니다. 발달의 속도가 아이마다 다르기에, 학습 역시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당연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Q&A 시간에 한 어머니가 질문했습니다.
“ADHD인 우리 아이가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워합니다. 어떻게 접근하면 될까요?”
질문의 취지는 명확했습니다.
‘학습이 뒤처질 때, 백업 공부를 얼마나, 어디까지 시켜도 되는가?’
저 역시 준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귀 기울였습니다.
교수님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아이에게 맞게 하십시오. 학교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생활’이 먼저입니다.”
발달이 느린 아이에게 학교 진도는 때로 과하고 속도도 빠릅니다. 그래서 학습량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보다,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교수님은 강조했습니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학습을 조절하고, 남은 시간에는 학교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활동들로 정서적 균형을 잡아주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사교육적 보충보다 학교를 건강하게 살아낼 힘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말은 제게도 깊이 와닿았습니다.
저는 준이에게 과도한 학습량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회성, 흥미, 적성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주 3일은 방과후에 **보드게임(1)**과 **미술수업(2)**을 넣었습니다. 소근육과 음악적 감수성을 위해 **피아노(주 3일)**도 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수영(3), 축구(1), **줄넘기(1)**로 구성했고, **영어도서관(3)**과 **화상영어(2)**까지 하다 보면 하루의 리듬은 충분히 채워집니다. 이 모든 구성 역시 ‘학교생활을 버틸 힘’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남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부족한 국어·수학은 주말 도서관에서 보충하는데, 준이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은 단연 수학입니다. 특히 문장제 문제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1학년 때는 엄두도 못 냈던 문제들을 이제는 조금씩 시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매일 30분이라도, 혹은 짧게라도 반복하는 이유는 결국 **“백업은 아이의 속도 안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말처럼, 과도한 학습은 번아웃만 불러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하루를 버텨낼 체력을 잃어버리고, 정서적으로 소진된다면 배움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생활이 가장 중요하고, 백업 학습은 그다음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전략이 작동하려면 아이에게 기본적인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준이에게 다소 산만함이 보여 CAT(주의집중력) 검사를 조만간 받을 예정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복약 여부도 고민하게 되겠지요.
엄마의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고민의 바탕에는 언제나 하나의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속도로, 학교라는 생활의 무게를 버틸 수 있도록 옆에서 조용히 받쳐주는 일.
그리고 그 과정 하나하나가, 결국 준이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희망의 징표라고 믿습니다.
아이가 하루를 살아내는 힘은 책상이 아니라 학교에서 자랍니다.
생활의 리듬이 자리 잡아야 배움은 비로소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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