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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Oct 05. 2022

차별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내 콘텐츠를 봐줄까?

매일 수없이 많은 요리 관련 콘텐츠들이 새롭게 쏟아져 나왔다. 오래전부터 시장을 선점한 중대형 채널들로 인해  나같이 이제 막 시작하는 평범한 크리에이터들은 살아남기 더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기업, 유명한 연예인들도 뛰어드는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다.


탄탄한 고정팬층을 확보한 기존 채널들과 비슷한 콘텐츠로는 생존할 수 없었다. 남편 말마따나 평범한 요리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누가 굳이 내 채널을 보겠나. 백종원 씨나 다른 유명한 요리 유튜버들의 콘텐츠들도 넘쳐나고 있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만들어야 했다. 차별화가 필요했다.

당시 난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 덕분에 21세기 비틀즈라고 불리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접한 후 덕통사고(?)를 당한 상태였다. 방탄소년단의 팬이 되어가고 있었다. ’애엄마가 이 나이에 대체 이게 뭐하는 거지’라고 스스로 의아해하면서 그들의 노래와 영상을 하나씩 찾아보고 있었다. 아기 재워놓고 쇼파에 드러누워서 소위 말하는 덕질이라는 것을 했다.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H.O.T. 이후로 처음이었다. 어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던지. 육아 스트레스도 함께 해소되었다. 그렇게 그들의 팬, 아미가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 그걸 요리해서 콘텐츠로 올리면 재밌지 않을까?

나같은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을 검색하다가 내 콘텐츠에도 호기심을 갖고 봐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컨설팅을 해주신 작가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지지해주셨다.

그렇게 컨셉을 잡고 차별화해보기로 했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주부의 쿡방, 먹방”.



이 나이에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자처하고 나서려니까 처음에는 약간 쑥쓰러웠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평판을 신경 썼던 것이다.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콘텐츠 기획을 시작했다.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자료수집을 해야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그러한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나 즐거웠다. 방대한 양의 영상, 인터뷰 기사, 블로그 글 등을 조사하는 건 재미있는 덕질이었다. 나도 모르게 이 일을 즐기기 시작했다. 출구 없는 매력을 가진 슈퍼스타에게 푹 빠져들어서 덕질을 하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니! 생각해보면 차별화라는 것은 거창한게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 모두 다 다르다. 누구나 차별화가 가능하다.

현재 나의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하면 된다. 일반 주부가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주부라고 덧붙였을 뿐인데도 콘텐츠의 색깔과 개성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 콘텐츠를 봐줬으면 하는 사람들, 타깃 오디언스도 명확해졌다.애매모호하고 방대했던 타깃 오디언스의 범위도 분명해졌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한식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나 자신이 케이팝 팬, 아미이면서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 타깃 오디언스에 속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할지 알기 쉬웠다. 내가 궁금해하고 흥미로워하는 부분을 콘텐츠로 만들어나갔다.


차별화 과정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해나가는 과정에서 다듬어나가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콘텐츠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았다. sns 구독자나 팔로워 대부분이 외국인들이었다. 이들이 내 채널을 구독한 이유는 kpop으로 인해 한국음식,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한식 요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요리의 범위도 좁힌 것이다.


한식 요리들 중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요리는 다루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집에서 내 영상을 보고 따라해서 먹어볼 수 있도록 최대한 쉬운 요리 레시피를 제공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즐겨먹는 한국음식을 쉬운 레시피로 요리하는 것은 즐거운 활동일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구독자, 팔로워들이 즐겁게 한국음식을 요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브랜드 채널의 존재이유, 미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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