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마음으로 ”돈 많이 버는 법“이라고 검색했다. 그러던 중에 한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유튜버가 ”제가 알고 있는 젊은 부자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온라인으로 사업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영상이었다.
”온라인으로? 인터넷 쇼핑몰 말하는건가? 아니면 인기 유튜버라도 되어야 하는건가?“
그냥 뜬구름을 잡는 기분이었다. 막막했다.
안그래도 당시 남편의 권유로 유튜브를 조금씩 시작하고 있었다. 유명 유튜버의 강의를 들어보거나 유튜브에 관한 책을 조금씩 찾아서 읽었었다. 아이에게 집밥을 직접 요리해서 먹였기 때문에 요리하고 살림하는 일상 브이로그를 10개 정도 올렸었다. 영상을 몇 개만 올려도 바로 사람들이 내 채널을 구독해주고 반응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뭔가 잘못된 건가해서 그만두고 오랫동안 방치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응이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때 당시 매우 불안하고 조급했었다. 2년 내에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시작해서 한 방에 큰 돈을 벌어봐야겠다는 위험한 생각을 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해서 뭐라도 해야만 했다. 유튜브에 대해서 잘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실행에 옮겼다. 유튜버 강의 듣고, 책 한 두권 읽었으니 잘 안다고 생각했다.
방치된 유튜브 채널을 폐기하고 새로 채널을 개설했다.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재능을 활용하여 요리 애니메이션을 창작해서 업로드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경쟁 채널 조사도 했다. 나처럼 요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채널은 없었다. 하나 있었지만 몇 개 올리고 그만둔 상태였다. 이거다 싶었다.
이 요리 콘텐츠로 구독자들을 모아서 유튜브 광고수익도 받고, 밀키트 같은 음식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태블릿으로 그림 그리고, 직접 요리하고, 정성스럽게 편집해서 매주 업로드했다.
둘째를 출산하기 직전까지 이 작업을 계속했다.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도 노트북과 태블릿을 가져갔다. 거기서도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대단히 무리한 셈이다. 여전히 무반응이었지만 곧 뜨거운 반응이 올거라는 야망(?)을 품고 집으로 복귀했다.
신생아는 새벽에도 1, 2시간마다 깬다. 깨어나면 스스로 잠드는 것이 아니다. 분유나 젖을 줘서 배에 포만감이 느껴지면 잔다. 아니면 안아서 달래줘야 할 때도 있다. 나는 잠이 매우 부족했고 아기가 잘 때마다 같이 쪽잠을 잤다. 출산한 몸이 온전히 회복되려면 생후 6개월은 지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 전처럼 콘텐츠를 만들 수 없었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은 날엔 꾸역꾸역 그림을 그려서 2, 3주마다 영상 한 개씩 업로드했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니까 곧 세상이 알아줄 거라고 기대했다. 여전히 구독자는 20명 남짓이었고,
영상들의 조회수는 저조했다.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정말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났고 아기는 태어난지 백일이 되었다. 아기도 이제 제법 세상에 적응해서 밤에 길게 자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시작한지 6개월 정도 되었지만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구독자 수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었고, 조회수는 처참했다. 이때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뭐지? 6개월 정도 지났으면
조금이라도 반응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난 쓰라린 패배감을 맛봤다.
좌절했다.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가족들에게 티를 낼 수 없었다. 시작할 때 얼마나 자신만만하게 큰소리치면서 시작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