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타공작실 1주년

1년 되짚어보기

by 란타 RANTA


자의 반 타의 반 제주에 입도하고 나서 초반엔 우울증에 허덕였다.

얘기할 사람도 없고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서울에 있고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에 낯설고 힘들었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위험하겠다 싶어,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서울 살 때 시간도 돈도 없어 못했던'

바로 그 가죽공예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제주에 있는 공방들을 알아보았다.


제주 이도2동 내가 다닌 르미앙 공방


많은 공방들을 수소문해본 건 아니고 제일 가까운 곳을 찾아 첫 방문에 바로 등록을 했다.

작고 아담하니 아기자기 예쁜 르미앙 공방에서 정규반을 수강하였다.

멍멍이 아닌 사람과 대화도 하고 ^^;; 마음의 안정도 찾으며, 내 성향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수강하는 틈틈이 집에서도 독학 할 수 있도록 도구와 가죽을 마련해 나갔다.

정규 수강은 끝났어도 꾸준히 더 배우고 싶었으나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가계경제만 나아진다면 언제라도 심화과정을 배우고 싶다.




가죽에 빠지기 시작하니 초보이지만 브랜드명과 불박 스탬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만드는 가죽 제품인데 마무리까지 책임감을 가질 수 있으면 훨-씬 작업할 맛이 날 것 같고,

미미하게나마 판매를 하게 되면 이런저런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데 첫 단계가 바로 작명이니까.

사실 내 손으로 만들었다고 널리 알리고 싶은 그 마음, 수공예 하시는 분들 다 비슷할 거라는… ㅋㅋ


RΔNTΔ 레터마크


제주에 와서 가죽 작업을 시작한 만큼 섬이나 바다 이미지를 내포하는 단어면 좋겠다는 게 우선이었고,

한글로 표기할 때 2-3음절로 짧았으면 하는 제한을 두었는데,

‘해변’이라는 뜻의 핀란드어 ‘RANTA’ 가 맘에 쏙 들었다.

스웨덴어로는 ‘어슬렁거리다’라는 의미를 가져 여유 있는 느낌이라 더 애착이 갔다.

사용 중인 곳이 있는지 확인 후 란타로 확정, 스케치를 거쳐 디자인 및 일러스트로 작업해 넘기고

며칠 만에 인두 불박이 내 손안에. ^ㅁ^


비싼 불박기를 덜컥 들이긴 무리라 간편한 인두 불박으로
적당한 온도로 올랐을때 불박을 가죽에 찍어준다




란타공작실 계정을 따로 생성해 인스타그램에 작업을 올리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난 지금 142개의 사진을 업로드했고 작업 일지나 다름없는 소중한 기록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관심 주신 분들이 있어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열혈 판매까지 해본 행복한 경험자.^-^

아직 정식 사이트나 쇼핑몰은 없지만 구입했던 도메인도 벌써 1년이 되어 연장해야 한다.


도메인 만료일은 왜이리 빨리 오는가...



앞으로의 1년간 란타공작실 목표는,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것이겠지만 가죽을 다루는 노련한 실력을 쌓는 것이겠고...

스스로 디자인한 패턴을 가진 고유한 가죽제품을 많이 시도해 보는 것이다.

부수적인 계획은 외부에 5평 남짓한 작은 개인 작업실을 갖추고 정식으로 사업자를 내는 것인데,

그 한 고비 한 고비마다 브런치에 솔직한 심정으로 남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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