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가죽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만들고자 하는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방안대지에 패턴을 뜬다.
종이로 가재봉을 해보고 또 다시 수정하고를 반복하다 마음에 들게 나오면 패턴을 확정한다.
직접 고른 가죽에 패턴지를 덧대 마킹 한 후 재단하고, 그리프로 바늘 구멍을 망치로 두드려 뚫어놓는다.
그리고 린넨사에 왁스를 빳빳하게 먹여 손으로 직접 새들스티칭을 한다.
사이사이 계속되는 사포질과 슬리커질이 기다리고 있으며,
크리져로 장식선 긋기, 로고 불박 찍기, 단면 마감까지 상상 외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가죽공예는 이렇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작업인데,
디지털 툴&서비스를 활용해서 불필요한 노고를 없애는데다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심지어 많은 영감까지
받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각자 작업자들만의 선호하는 툴이나 서비스들이 있을텐데 내가 많이 쓰는 것 위주로 나열했다.
지금까지 IT업계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사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는 내게 매우 편한 툴이다.
대강의 스케치가 끝나고 패턴을 뜰 때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치수를 정확히 맞출 수 있어 오차를 줄여주고
좌우 대칭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프린트해보고 가재봉시 잘 맞지 않으면 손쉽게 수정이 가능하고,
나중에 만들때도 항상 새로 프린트해서 사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디지털 패턴을 뜨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툴이라고 생각한다.
맥(Mac)용으로 나온 디지털 스크랩북.
분류를 세세하게 나눌 수 있고 드롭박스(dropbox)와 동기화하여 데이터를 백업 해놓을 수 있다.
사실 초반에는 꽤 괜찮았는데 요즘엔 비슷한 앱들도 많이 출시되었고, 개발사에서 거의 내팽개친 앱이라
지금에 와서 이 제품을 구입하는건 비추하지만, 이렇게 자신만의 스크랩북을 만들어두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엠버가 개인적이고 비공개적인 스크랩북이라면, 핀터레스트는 공개&공유되는 큐레이션 서비스이다.
leatherworks로 검색만 해도 양질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여러가지 패턴(형지) 공유도 많아서 작업할때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또는 머리 식힐 겸 종종 보곤한다.
온라인 매거진, E-book 사이트로, 오래 서비스된 만큼 축적된 출판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가죽&패션 업체의 LookBook을 무료로 볼 수도 있고, 수많은 양질의 책을 PDF로 다운받을 수 있다.
본인의 출판물도 쉽게 업로드 할 수 있다.
어떤 공예가들은 디지털 툴로 작업을 하는것에 거부감을 갖고있고 심지어 손가락질 한다고 한다.
하지만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작업자들의 고됨을 덜어주는 과정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시대가 변하면 그에 발맞춰 융통성있게 변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며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