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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보석 Jan 21. 2022

나의 다시 찾은 취향 1) 부동산 투자

인서울 아파트 내 집 마련에 관한 짠내 나는 경험담


© viniciusamano, 출처 Unsplash



우리 부부는 반반 모은 돈으로 2002년 서울 변두리에 작은 평수 아파트를 사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딩크족으로 알뜰하게 절약하며 살았지만 2년이 지나니 우리 집 말고 서울 중심 1 급지 아파트는 계속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다.


내가 아끼고 아껴서 억지로 얼마간 모으면 내가 원하는 집은 항상 갭을 형성하며 더 올랐다.


그때쯤 여름휴가차 내려간 부산에서 현대백화점 부장이셨다가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 지점장으로 가신 지인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그분 말씀이


영원한 직장은 없으며 투자하지 않으면 영원히 삶은 변화가 없다.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직장은 옮겨야 하고, 신용이 있으면 은행돈이 내 돈이다 생각하고 빚을 무리하게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것"이다.


지금은 다들 그렇게 하지만 그때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쉬울 일이었지만 나는 목이 좋은 곳에 대출을 최소화해서 집을 사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 곳이 뉴타운 재개발이었고 여러 곳 중 1차 뉴타운 재개발에 투자를 했다.


서울 중심지에 투자하기에는 투자금이 적었기 때문에 나는 아주 오래된 지하가 있는 2층 단독 주택을 매입했고 그곳에서 2년 남짓 살았다. 2층 주택라해봐야 아주 협소한 집이고 그마저 위층은 전세가 낀 상황이었다. 예전 27평 아파트에 맞던 가구가 다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 가구를 거의 쌓아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것은 소위 말하는 "짠내 나는 몸테크"였다.


이사 후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는데, 이구동성으로 모두 나에게 하는 얘기가 "이렇게까지 해서 돈 벌고 싶지 않다"였다. 정말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기계공작하는 공업소와 곱창집만 있어서 항상 쇠 냄새와 곱창 굽는 냄새가 온동네에 진동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하나도 불편하거나 창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내 자본을 가지고 최소한의 대출로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수년이 지났지만 내 기대와 달리 부동산은 침체기에 들면서 폭락했고 재개발 사업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 우스갯소리로 부동산 사장님이 우리 아이 초등학교 갈 때나 아파트가 완공될까라 했는데 그 말은 예언처럼 현실이 되었다.


무수한 소송과 조합장의 횡령, 징역, 교체 등을 거쳐 무려 13년 만에 아파트가 완공되었다. 내가 고생한 것에 비하면 내 투자처 아닌 서울의 어느 곳에 투자했어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익을 봤을 거다. 하지만 나는 내 투자를 후회하지 않으며 어쨌든 부동산 폭락 공포를 뒤로하고 지인의 조언에 따라 내 분수와 형편에 맞게 행동했다는 것에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결국 그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진 않았지만 그 아파트 덕에 더 좋은 지역에 아파트를 소유하게 되었다.

부동산 투기에 관심도 없고 투자할 자본도 없기 때문에 나는 1 주택자로 투자를 위해 사는(buy) 집이 아닌 거주 개념의 사는(live) 집 1채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오늘날에도 너무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힘겨워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집값이 높다고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욜로로 사는 인생은 아닌 것 같다.


© awesome_wade, 출처 Unsplash



다산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비싸도 한양에 살 것을 권했다.


"혹여 벼슬에서 물러나더라도 한양 근처에서 살며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반드시 한양의 십리 안에서 지내게 하겠다."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


입지가 좋은 곳은 과거나 현재나 언제나 비싸다.


집값이 떨어지면 더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못 사고 오르면 꼭지라 못 산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면 내가 살 집 한 채 하락할 것을 감내하고라도 결단을 내리고 실행해야 한다.


내 최종 목적 지역이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평수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투자는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하면 좋고, 부동산 투자할 시드가 안된다면 저축, 펀드, 주식 등의 각자에 맞는 투자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할 수 있다면 좋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 꼰대 같다고 젊은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라는 것 잘 알지만... 인생을 돌이켜 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남들이 볼 때 초라해 보여도 내가 목적의식만 분명히 있으면 그 고생과 허접함은 훗날 훈장이 돼 있을 것이다.


지금도 매일매일 열심히 투자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from 당신의 미래로부터...


© priscilladupreez,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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