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 단 10분의 고요.
그 아침,
딱 10분만 나를 먼저 꺼내보았다.
그리고 그날 하루는,
예상과는 다르게 무너지지 않았다.
예전엔
늘 하루를 쫓기듯 시작했었다.
눈을 뜨면 알림이 먼저였고,
숨 고를 틈 없이
어제의 감정이 오늘까지 따라왔다.
피곤한 이유도 모르고,
예민한 원인도 없이
그저 마음이 무거운 날이 많았다.
사실 그 감정들은
전날의 내가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까지 끌려온 감정은
내가 아닌
하루가 나를 이끌어가는 기분으로
바꿔놓곤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나를
가장 마지막에 챙기고 있진 않나?’
하고.
그래서 정반대로 해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나부터 챙기는 아침.
10분만 나를 위해 써보기로 결정한거다.
제일 처음 한 일은
오랜만에 펜을 들어본것.
오늘의 기분을 한 단어로 적었다.
‘조용함’
‘조금 예민함’
‘말 걸지 말아줬으면 좋겠는 마음.’
감정을 이렇게
손으로 직접 써 보는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다정해지는 느낌이었다.
그 짧은 루틴이 생기고 나서부터
내 감정은 더 이상 통제 불가능한
파도가 아니었다.
그날그날의
‘마음 날씨’를 알고 있으니
비가 와도, 흐려도.
덜 당황하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고요한 아침 10분이
내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조금씩 나를 중심에 놓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다.
감정 루틴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휘몰아치기 전에,
먼저 다가가 살피는 것.
그게 마음을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었다.
우리는 자꾸 큰 변화를 꿈꾼다.
새 직장.
새로운 목표.
누군가의 인정.
하지만 때로는
감정이 쌓이기 전에,
나를 들여다보는 10분이
가장 강력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그 아침, 나는 나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나와의 관계가 아주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