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구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예전의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구해주길 바랐다.
어쩌면 아무도 몰래,
속으로 울부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날 좀 꺼내줬으면 좋겠다.”
“이 상황에서 나 대신 나를 알아봐줬으면…”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바깥세상은 바쁘고,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견디느라 벅찼다.
그래서 결국 나는
나를 가장 늦게 챙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땐 몰랐다.
내가 이렇게까지 지치고 무너졌던 건
감정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내 감정에 가까이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걸.
나는 늘 바깥을 먼저 살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볼까,
오늘 하루는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모두가 웃고 즐거워 할 때,
왜 되려 힘이드는가.
그 모든 시선을 외부에 두고 살다가
결국 방향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아주 작고 단순한 루틴 하나가
내 안의 시선을 바꾸기 시작했다.
10분.
나에게 말을 걸고,
지금의 기분을 써보고,
몸을 조금 움직이고,
“괜찮아” 말해주는 연습을 하면서.
이 루틴이 거창해서 나를 바꾼게 아니다.
‘내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감각이,
나를 조금씩 회복시킨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자신이
나를 알아봐주고
나를 먼저 챙기며
감정을 가볍게 털어주는 사람이라는 걸.
내 스스로 믿게 되었을 때부터
마음이 덜 흔들리기 시작했다.
외부의 소음에 덜 휘둘리고,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를 알고 있으니 괜찮다는 마음.
그 작은 마음들이 쌓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아, 나를 구한 건 결국 나였구나.
그걸 알기까지 참 오래 걸렸지만
돌아보면 나는
한 걸음씩, 결국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지금 알았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 시절의 나에게 더 다정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늦지 않았다.
이제 나는,
나를 미뤄두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지 않고,
내가 내 손을 먼저 잡아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