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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제나 Jul 05. 2019

일상이 여행이며 명상하는 삶

수둥이의 지구여행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늘 그려왔던 것.

여행하며 사는 삶.

여행은 여행이고 일상은 일상이었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동의하면서도 또 마음 한편에서는 붙잡고 있었다. 나의 네버랜드를.

여행하며 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없는 돈으로도 끝까지 붙잡아 겨우겨우 끌고 갔으니 말이다. 한국에 돌아와 밥벌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여행하는 듯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절대 다시 회사나 조직사회로 돌아가지 말자고 다짐했고 여전히 실천 중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사는 삶을 보고 부럽거나 대단하다고 말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무엇이든 간에 나는 지금의 내 삶이 만족스럽다.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우리가 다 그렇게 자랐듯, 직장에 들어가야 하고 월급 받으며 사는 생활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하기 싫으면서도 한편으론 취직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장기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울함에 시달린다.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약 1년 간 자유로운 마음으로 훨훨 날아다니다가 다시 제 발로 새장에 갇혔으니 말이다. 물론 나는 모두의 삶을 존중한다. 

여행을 하며 '나 다운 게 뭘까'를 끝없이 고민했다. 생각만 많아져 결국엔 우울, 부정적 감정으로 끝냈던 과거와는 달리 내가 세계여행을 시작할 때쯤에 얻은 '명상'이라는 방법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왔다.


2017년 말 명상을 처음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명상하고 앉아있네'는 아주 좋고 비교적 저렴한 명상 클래스다. 명상을 시작하며 내 마음 보기 연습이 시작되었다. 오래 여행을 준비해왔지만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하니 여행을 떠날 이유가 있을까 잠시 생각할 정도였으니, 명상은 나의 인생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도 일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걱정과 두려움 끝없는 불안이 밀려왔다. 습관처럼.

의식적으로 내 호흡을 바라보고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 명상을 계속해서 했다.

여행을 하던 중에는 잘 몰랐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국에서 몇 개월째 살고 있는 지금 자연스럽게 이전의 한국생활과 지금의 나의 생활이 비교가 된다.

변한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여행하기 전 얻고 싶었던 여행자의 관점을 얻은 것 같다. 

어디에 있든 뭘 하든 마음이 이전만큼 불안하지 않고 편하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걸까. 직면할 용기를 얻게 되니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커져간다. 


중국에 있을 때 메일 하나를 받았다. 불광이라는 잡지의 편집장님이셨다. 7월 주제로 <일상을 명상하다>를 기획 중인데 내가 여행하며 썼던 명상, 여행 관련 글이 어울렸나 보다. 좋은 기회에 기고를 하나 하게 되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잡지가 나와 보니 여러 사람들이 일상에서의 명상을 실천하고 계신 걸 알았다.

이전에는 심리상담, 책, 강연, 영상 등 수많은 매체들로 내 마음을 알아보려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어 안달복달했던 것 같다. 20대 중후반을 살면서 가장 나에게 잘 맞고 결과적으로 효과가 좋았던 것은 '명상'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명상하며, 여행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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