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째 명상을 하면서 수십 수백번을 배우고 연습하던 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인데,
말은 쉽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앉으면 온갖 망상과 과거의 기억들 미래에 대한 계획들로 생각의 파도에 허우적댄다.
스스로에 대한 생각들은 판단이 되고 판단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고하게 믿게 된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약해' '나는 자주 우울해' '왜 또 울었지'
이런 말들은 타인을 향한 비방과 판단만큼 몸에 해롭다.
마음속에서 작은 욕구가 올라왔다.
'나 건강해지고 싶어' '평안해지고 싶어' '자유로워지고 싶어'
그래서 몸을 움직였다.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 안의 헬스장으로 가봤다.
정말 큰맘먹고 갔다.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오늘 하루 지금 이 선택만은 후회하지 않을것 같다.
가는 길에 땅에 떨어진 낙엽 하나를 발견했다.
색이 어찌 그렇게도 고운지.
자연이 주는 색은 포토샵이나 그림물감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낸다.
자연이 주는 관대함에 또 한번 놀라고 또 감사하고 감동을 느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창 밖으로 지나가는 구름과 파란하늘, 다채로운 낙엽들을 바라봤다.
아름다웠다.
오늘 용기내 힘을 내 운동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박수를 쳐줬다.
'참 잘했어요!'
생각해보니 여행을 할때 자연이 주는 관대함을 가장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가슴이 풍요로워지던 순간들이 많았다.
"가슴이 풍요로워지면 우리가 느끼는 안녕감도 커진다." - 마음이 아플땐 불교심리학 中
"길을 발견할 때, 즉 지금-여기의 아름다움을 알 때 아름다움이 참으로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붓다
오늘 아침의 작은 행동 변화로 마음에 충만함이 채워졌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우울증은 영혼과의 컨택이 끊어지면 가슴 깊이 가라앉아 있던 묵혀둔 감정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증상이라고 했다.
'해야 되는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던 요 몇개월, 내가 지금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것 같다.
운동을 하며 몸을 깨우고, 명상을 하며 지금 여기에 있는 연습을 하고, 이렇게 글로 풀어내니
내 영혼이 만족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해야 되는데' 말고 '하고 싶은 거 하자'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