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 poem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승훈 May 16. 2023

피라미드 옆 숲

사막 한가운데

피라미드를 쌓느라

시지프스는 힘이 들다


오늘도

쉼 없이 돌을 쪼고

쉼 없이 들고 밀어 문제 틀에 맞춘다


지문이 닳아 없어져라

관절이 으깨 사라져라

밀고 당기고 씨름하고

고군분투하다


오늘도

쉴 곳 없어 쉬지 못하고

나아갈 뿐이다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피라미드 주인은 덜 불안했을까

모래가 될 육체에 집착하는 존재보다

정신적 유산을 강조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나무가 소중했을까

생육과 성장을 토목공사보다 강조했을까

나무를 더 심고

나무 옆에서 현존할 수 있었을까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시지프스는 쉬어 갈 수 있었을까

마음챙김하며

감사도 하고 희망도 간직한 채

치유를 경험했을까


- 송승훈 지음, 피라미드 옆 숲


매거진의 이전글 축가(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