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
피라미드를 쌓느라
시지프스는 힘이 들다
오늘도
쉼 없이 돌을 쪼고
쉼 없이 들고 밀어 문제 틀에 맞춘다
지문이 닳아 없어져라
관절이 으깨 사라져라
밀고 당기고 씨름하고
고군분투하다
오늘도
쉴 곳 없어 쉬지 못하고
나아갈 뿐이다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피라미드 주인은 덜 불안했을까
모래가 될 육체에 집착하는 존재보다
정신적 유산을 강조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나무가 소중했을까
생육과 성장을 토목공사보다 강조했을까
나무를 더 심고
나무 옆에서 현존할 수 있었을까
피라미드 옆에 숲이 있다면
시지프스는 쉬어 갈 수 있었을까
마음챙김하며
감사도 하고 희망도 간직한 채
치유를 경험했을까
- 송승훈 지음, 피라미드 옆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