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드는 건 그만큼 피곤하기 때문이에요.
TV의 어느 박사님 말이다.
불면증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잠에 대한 강박 없이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고 충고해 주셨다.
"가만히 눈 감고 누워있어 보래"
"그게 힘드니깐 그렇지!"
잠드는 것을 힘들어하는 신랑에게 한마디 거드니, 짜증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잠을 자도 자도 매일 졸린 나나, 매일 저녁 수면 걱정에 술부터 찾는 신랑이나 우리는 모두 수면장애를 겪는 모양이다.
사실,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 것은 내가 잘 쓰는 방법이다.
어느 날은 그 상태로 바로 숙면으로 들어가지만, 어느 날은 그 상태 그대로 아침을 맞이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잠을 잘 못 잔 거 같다는 내 말에, '코 골면서 잘만 자던데'라고 확인해주는 신랑이 있으니, 그런 날에도 내가 느끼는 것보다 잠을 잘 자긴 한 것 같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간간히 코를 골긴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른바 가수면 상태로 잠을 잔 다음날은 어김없이 머리가 아파온다. 컴퓨터를 너무 오래 돌려 -징-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내 뇌도 리셋 버튼을 눌러달라 아우성치는 것만 같다.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는 '눈꺼풀'과 사투를 벌이며, 인공눈물을 들이 붙고 모니터를 내려다볼 때면 이 싸움은 정말이지 '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기어코 이겨먹으면서 퇴근시간까지 눈썹을 치켜세운다.
그러면서도 퇴근 후 신랑과의 알콩달콩한 시간이 좋아 술 한잔을 기울이며 TV 앞에서 12를 넘긴다.
정말이지 잠이 쏟아져내려 못 참겠는 날에는 '졸려 먼저 잘게'하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보지만, 이번에는 비어있는 옆자리의 한기에 깊은 숙면에 빠지지 못하고 뒤척이며 눈을 감고 누위만 있게 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깨지도 잠들지도 않은 그 상태로 그대로 침대로 들어오는 신랑의 온기에 안도감을 느끼며 어느새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주말이면 11시까지 늦잠을 자고도 졸리다는 내게, '그렇게 자도 졸리냐'라고 묻는 신랑이지만, 자도 자도 졸리는 걸 어쩌겠는가. 최근 몇 년간, 최소한 내가 느끼기에는 숙면을 하고 상큼한 상태가 되어 개운하게 일어난 적이 몇 번 없으니 갑갑하긴 나도 마찬가지다.
엄마와 언니의 의견을 빌자면, 호르몬의 문제이거나 체중이 불어서 또는 운동부족으로 치부될 수 있는 사안들이니 결국 나이가 들어 살이 쪄서 그런 것인가 한탄을 해 본다.
운동을 못하는 이유를 추운에 날씨 쑤시는 무릎 탓으로 돌렸는데,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이니 더 이상 핑계 댈 구석도 없다. 운동을 하고 체중을 줄여 신체나이를 젊게 끌어올려 봐야겠다.
아침에 눈을 뜨며, '참 잘 잤다!' 한마디 외쳐보는 날이 다시 찾아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