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습관을 고치려면

by RAPO

​나에게는 고쳐야 할 습관이 있다.

그건 바로 손을 물어뜯는 버릇이다.

손톱을 뜯는 게 아니라

손톱 주변에 살을 물어뜯는 것이니, 정말 말 그대로 손을 물어뜯는 버릇이다.

엄지손톱 윗부분의 살은 너무 심하게 뜯겨서 손톱 변형이 일어나

문제성 손톱이 되어 울퉁불퉁하게 자라기도 한다.

원래는 오른쪽 손톱만 그랬었는데 최근엔 왼쪽 손톱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네일숍에서 비싼 돈 주고 고치기도 했지만

결국 습관 자체를 고치지 못해서 다시 울퉁불퉁하게 되어버렸다.

이 습관은 나에게 동생이 생겼던 6살 때부터 시작되었다.

첫째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내가

갑자기 생겨난 동생이라는 존재와, 넌 이미 많이 사랑받지 않았냐며 동생에게 관심이 쏠리고

외로움과 함께 애정결핍으로 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손을 잡아 뜯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뜯지 말라고 하셨겠지? 근데 기억이 안 난다.

확실한 건 내 이런 습관에 큰 관심이나 제재는 없으셨던 것 같다.

손을 뜯자 치아도 변형이 와서 앞니가 툭 튀어나와 버렸다.

우리 집에서 그런 구강구조를 가진 건 내가 유일하다.

몇백만 원을 주고 생니 4개를 뽑으며 교정까지 했지만

이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손이나 손톱 물어뜯으면 손을 친다.

뜯지 말라며 손을 친다.

무방비에 맞으면 일단 기분이 안 좋다.

그러다 보니 든 생각이다.

왜 사람 손을 칠까?

그거 한번 친다고 내 오래된 습관이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기분만 나쁜데 말이지.

모든 습관, 버릇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 고쳐질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실수할까봐 끊은지 5년 차이고,

액상과당이 몸에 많이 좋지 않다고 해서 없이 못 살던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끊은지도 4년 차다.

맘먹으면15kg 다이어트를 하고 2년 동안 운동 병행하며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정말 한다면 하는, 자칭 타칭 독한 사람인데

손 뜯는 걸 고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못 고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뚜렷하게는 안 고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어떤 큰 계기가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애정결핍 맞다.

더러운 것도 맞다.

나도 고치고 싶은 적도 많다.

근데

난 손을 뜯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집중할 때 뜯으면 어쩐지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어떡하면 좋을까?

어쩌다 보니 30년을 뜯고 있는데

이 습관, 정말 고칠 수 있을까?!

그래도 손은 치지 말자, 인간적으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05 내 의지가 아닌 2:8 가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