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고쳐야 할 습관이 있다.
그건 바로 손을 물어뜯는 버릇이다.
손톱을 뜯는 게 아니라
손톱 주변에 살을 물어뜯는 것이니, 정말 말 그대로 손을 물어뜯는 버릇이다.
엄지손톱 윗부분의 살은 너무 심하게 뜯겨서 손톱 변형이 일어나
문제성 손톱이 되어 울퉁불퉁하게 자라기도 한다.
원래는 오른쪽 손톱만 그랬었는데 최근엔 왼쪽 손톱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네일숍에서 비싼 돈 주고 고치기도 했지만
결국 습관 자체를 고치지 못해서 다시 울퉁불퉁하게 되어버렸다.
이 습관은 나에게 동생이 생겼던 6살 때부터 시작되었다.
첫째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내가
갑자기 생겨난 동생이라는 존재와, 넌 이미 많이 사랑받지 않았냐며 동생에게 관심이 쏠리고
외로움과 함께 애정결핍으로 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손을 잡아 뜯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뜯지 말라고 하셨겠지? 근데 기억이 안 난다.
확실한 건 내 이런 습관에 큰 관심이나 제재는 없으셨던 것 같다.
손을 뜯자 치아도 변형이 와서 앞니가 툭 튀어나와 버렸다.
우리 집에서 그런 구강구조를 가진 건 내가 유일하다.
몇백만 원을 주고 생니 4개를 뽑으며 교정까지 했지만
이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손이나 손톱 물어뜯으면 손을 친다.
뜯지 말라며 손을 친다.
무방비에 맞으면 일단 기분이 안 좋다.
그러다 보니 든 생각이다.
왜 사람 손을 칠까?
그거 한번 친다고 내 오래된 습관이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기분만 나쁜데 말이지.
모든 습관, 버릇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 고쳐질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실수할까봐 끊은지 5년 차이고,
액상과당이 몸에 많이 좋지 않다고 해서 없이 못 살던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끊은지도 4년 차다.
맘먹으면15kg 다이어트를 하고 2년 동안 운동 병행하며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정말 한다면 하는, 자칭 타칭 독한 사람인데
손 뜯는 걸 고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못 고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뚜렷하게는 안 고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어떤 큰 계기가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애정결핍 맞다.
더러운 것도 맞다.
나도 고치고 싶은 적도 많다.
근데
난 손을 뜯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집중할 때 뜯으면 어쩐지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어떡하면 좋을까?
어쩌다 보니 30년을 뜯고 있는데
이 습관, 정말 고칠 수 있을까?!
그래도 손은 치지 말자, 인간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