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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이 바뀌면 다른 것이 보인다

앞에서 보았을 때의 척추 구조

by 라트

1편부터 7편까지는 척추를 옆에서 보았을 때의 구조와 관련된 글이었다. 지난 8편부터는 척추를 앞에서 보았을 때의 구조와 관련된 글이다.


인체를 관찰할 때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관점(방향)에서 보게 된다. 첫 번째로 옆에서 보는 시상면(sagittal plane)이 있고, 앞에서 보는 관상면(coronal plane)이 있으며, 위에서 보는 횡단면(transverse plane)이 있다.


1편부터 7편까지는 옆에서 보는 시상면에서 관찰한 것이고, 8편부터는 앞에서 보는 관상면에서 관찰하는 것이며, 병원에서 CT나 MRI를 촬영하여 디스크 수핵의 탈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관찰하는 면이 횡단면이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방문하면 척추 상태를 검사하기 위하여 방사선(X-ray) 촬영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옆과 앞에서 한 번씩 촬영한다. 이것은 척추의 시상면과 관상면을 관찰하기 위함이며 옆에서 보았을 때와 앞에서 보았을 때에 전혀 다른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내용이 어려워지는 거 같은데 이러한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되고 옆에서 볼 때와 앞에서 볼 때 다른 것이 보인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옆에서 보았을 때의 척추는 기울어진 천추 위에 24개의 척추가 3개의 만곡을 형성하는 모습이었으나 척추를 앞에서 보면 전혀 다른 구조로 변한다. 앞에서 본 척추는 전혀 구부러지지 않고 똑바로 서 있으며 좌우가 대칭인 안정된 모습을 하고 있다.


척추를 앞에서 보았을 때는 좌우가 대칭이며 수직으로 똑바로 서있다 [그림 출처 = low back pain syndrome]


앞에서 보았을 때에 좌우가 대칭으로 균형을 이루며 똑바로 서 있어야 할 척추이지만 골반이 기울어지면 이러한 평형 상태가 깨지고 만다. 골반이 기울면 척추는 중심선을 벗어나 좌우로 휘어지게 되어 어깨도 따라서 기울어지게 되고 목도 휘어지게 된다. 척추 측만증의 원인이 되는 거다.


골반이 기울어지면 척추도 따라서 휘게 되고 어깨도 기울어진다 [그림 출처 = low back pain syndrome]


앞에서 보았을 때에 골반이 좌우로 기울게 되는 것은 골반의 좌우측에 있는 근육이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긴장된 상태가 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요추 하부와 골반, 천골 주위에는 다양한 근육과 인대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근육이 어떠한 이유로 어느 한쪽으로 비대칭적으로 수축 긴장하게 되면 수축 긴장된 측면의 골반이 따라서 위로 올라감으로 골반이 좌우로 기울게 된다.


앞에서 보았을 때 정상적인 상태에서 척추는 좌우 대칭으로 수직으로 바로 서있는 형태라 하였으나, 이러한 형태에서도 여전히 옆에서 보았을 때의 척추는 만곡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이다. 위의 그림에서 골반이 좌우로 기울어짐으로 따라서 척추도 좌우로 만곡을 형성하며 구부러져있는데, 이러한 상태에서도 척추를 옆에서 보았을 때의 만곡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단순히 위 그림의 평면 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좌우로만 기울어진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보면 앞뒤로도 만곡이 형성된 상태에서 옆으로 휘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척추를 입체적으로 생각하면 골반이 좌우로 기울어짐으로 척추가 따라서 옆으로 만곡을 형성한다는 것은 척추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척추 중에서 요통과 관련된 5개의 요추는 오직 앞뒤로 구부리는 운동 만이 가능하며 옆으로 구부리거나 몸을 돌리는 회전 운동은 할 수 없다. 주요 척추 24개 중에서 5개의 요추는 앞뒤로만 구부릴 수 있으며 12개의 흉추는 앞뒤로는 구부릴 수 없고 옆으로 구부리거나 몸을 돌리는 회전 운동만 가능하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등과 허리를 앞뒤로 옆으로 구부리며, 몸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동작을 분석해 보면 실제로는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어 드는 것과 같은 앞으로 구부렸다 펴는 모든 동작은 오직 5개의 요추, 즉 허리에서만 일어난다. 반면에 몸을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를 돌아볼 때와 같은 회전 동작은 요추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며, 이러한 동작은 모두 12개의 흉추, 즉 등허리(몸통)에서 일어난다.


이러한 상태에서 위의 그림과 같이 골반의 기울어짐으로 요추가 좌우로 휘어지게 되면 굴곡되는 쪽의 요추와 골반의 관절에 압박이 가해지고 신전되는 쪽의 요추와 골반의 인대를 과도하게 신장시켜 긴장을 초래하게 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골반이 좌우로 기울어지면서 요추가 따라서 만곡을 형성하게 되는 시작 지점인, 4번째 요추에서 골반과 천골로 이어지는 부위에는 다양한 근육과 인대, 신경 등이 있고 관절면과 근막 등이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어 요통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이다. 이 부위를 특별히 '다열근 삼각지대(Multifidus triangle)'라 부른다. 요통을 일으키는 '마의 삼각지대'이다.


요통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다열근 삼각지대 [그림 출처 = low back pain syndrome]


다음 편에서는 골반이 좌우로 기울어져서 다리 길이가 차이나 보이는 현상을 예방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운동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위 글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골반이 좌우로 기울어져 척추가 좌우로 만곡을 형성하는 상태는 평면에서 보는 것처럼 독자적으로 만곡이 형성되지 않고 항상 척추의 기본적인 형상인 앞뒤로의 만곡을 동반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골반이 좌우로 기울져 있다고 하여 좌우 스트레칭만 하여서는 골반을 바로잡기 힘들다. 골반과 척추의 회전 운동을 통하여 입체적으로 조직을 스트레칭해 주어야만 골반의 좌우 기울어짐과 척추의 좌우 만곡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을 다음 편에 살펴보고자 한다.




요즈음 많이 듣고 강조되는 단어 중 하나가 '화합'이다. 화합이 강조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세대 간의 갈등, 노사 간의 갈등, 진영(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 국가 간의 갈등, 성별 간의 갈등, 인간과 자연과의 갈등, 그 밖에도 무수히 많은 갈등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또 무수히 많은 조율과 협상, 회의, 회담, 협의, 토론 등을 한다. 이렇듯 갈등을 줄이고 화합으로 이끌기 위한 행위를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주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그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대는 상대의 관점이 있고 그 상대의 관점으로 보이는 사실은 내가 보는 나의 관점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나의 관점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하여 상대의 관점으로 보는 모습(현상)이 거짓은 아니다. 상대는 상대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그 진실을 나는 나의 관점으로 보아서 상대의 관점이 거짓이고 잘못된 것으로 단정 지어 버리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협상을 하여도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어진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관점에서 보이는 2차원적인(평면적인) 모습(현상) 만을 주장하지 말고 상대의 관점에서 보이는 모습(현상)까지도 함께 생각하는 3차원적인(입체적인) 모습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여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 그동안 관습적으로 해 오던 평면적인 해결 방법이 아닌 새로운 입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척추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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