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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트 Nov 10. 2020

요통 대처방법 - 네 번째

내가 병원에 가는 이유

이제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아니 하루의 일과를 집에서 끝낸 독자분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제 하루 일과는 끝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아침에 발생한 통증이 다 사라진 분도 있고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는 분도 있을 것이다. 두 분 모두 오늘 밤에 잠을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잠을 자기 전에 먼저 쿠션 2개를 준비한다. 쿠션의 크기는 '박나래 기절 베개' 정도가 적당하다. 쿠션의 정도는 가능하다면 '박나래 기절 베개' 보다는 좀 더 단단한 것이 좋을 듯싶다.

 

자리에 누워서 2개의 쿠션을 모두 무릎 밑에 집어넣고 잔다. 하나는 머리에 베고 나머지 하나를 무릎 밑에 넣는 것이 아니라 2개 모두 무릎 밑에 넣고 자도록 한다. 베개는 평상시에 사용하던 거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자다가 가능하다면 번갈아가며 옆으로 돌아 눕는 것이 좋다. 이때에 쿠션 1개는 다리 사이에 끼우고 나머지 1개는 끌어안고 잔다.


바로 누었을 때에 무릎 밑에 2개의 쿠션을 넣는 것은 천추의 기울기를 줄여주어 요추의 만곡을 완만하게 만들기 위함이고, 옆으로 누웠을 때에 1개의 쿠션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나머지 1개의 쿠션을 끌어안는 것은 골반의 균형을 잡아 주기 위함이다. 이 자세가 잠을 잘 때에 허리에 부담을 줄여주는 가장 좋은 자세이다. 이번에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평상시에 이러한 자세로 잠을 자면 밤 사이에 허리에 부담을 줄여 주여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 나타나는 통증을 줄여 줄 수 있다.


이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날 시간이다. 이 글의 18편 '요통 대처방법 - 첫 번째'에서 아침에 일어나 통증이 발생하면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한 다음, 이 글의 4편 '찢지 말고 늘여주세요'와 10편 '회전 스트레칭 운동법'에서 소개되고 있는 스트레칭 운동을 한다고 하였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통증이 나타나는지 나타나지 않는지 체크하지 말고 아침에 잠에서 깨면 일어나기 전에 앞에서 이야기한 스트레칭 운동을 먼저 하고 일어나도록 한다. 항상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스트레칭 운동은 천천히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 끝나고 일어날 때에는 바로 일어나지 말고 옆으로 돌아서 일어나도록 한다.


자~아!  이제 어떤가?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만 하루가 지난 시점이다. 이 글의 18편 '요통 대처방법 - 첫 번째'에서 요통은 발생한 당일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으니 이제는 통증이 사라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하루 만에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분들은 이 글의 요통 대처방법 첫 번째에서 세 번째까지의 내용을 앞으로 2일 정도 더 따라 하도록 한다. 그러면 요통이 발생한 지 3일이 지난다.


요통이 발생한 지 3일이 지났는 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때는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해 드린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 그러면 통증이 발생하고 3일이 되기 전에는 병원에 가지 말라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가능하다면 병원은 빨리 방문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발생한 당일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여기서 통증이 발생하고 3일이 지났는 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라고 한 것은 그동안 여건이 되지 않아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고 3일이 지났는 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할 것은 좀 더 강하게 권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병원은 왜 방문하는가. 병원을 왜 방문하냐니, 아프니까 방문하는 거지. 아픈 데 왜 병원을 방문하는가. 그걸 말이라고 하나. 안 아프려고 방문하지. 그렇구나, 병원은 아파서 안 아프려고 방문하는구나. 그런데 내가 병원을 방문하는 이유는 약간 다르다.

내가 병원에 가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방사선 촬영을 하여 나의 척추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다. 그냥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방사선 촬영을 해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방사선 촬영을 하여도 나의 속이 훤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 방사선 촬영을 하여 볼 수 있는 것은 단지 방사선을 통과한 허리의 그림자 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햇빛이 우리를 비추면 우리의 그림자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우리가 볼 수 있듯이 말이다.


방사선 촬영을 하고 나와서 기다리면 간호사가 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호명을 한다. 진료실에 들어가면 의사가 뷰박스에 방사선 사진을 걸어 놓고 설명을 해 준다. '디스크에 문제가 있습니다' 또는 '인대가 늘어났습니다'하고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방사선 사진에 디스크나 인대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상태를 설명해 준다. 역시 의사는 평소에 착하게 살아서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것이 보이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것이 아니다. 의사도 역시 디스크나 인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보고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그것은 의사는 인체 해부학을 알기 때문이다.


일반 환자는 아무리 보아도 보이지 않는 디스크를 의사는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해부학 지식이 있으므로 디스크는 보이지 않지만 방사선을 통과한 그림자를 보고 뼈의 위치와 배열을 통하여 디스크가 어떠한 상태로 있겠구나 하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사도 실제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디스크에 손상이 있습니다 없습니다' 하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뼈의 그림자로 보았을 때에 디스크가 어떤 상태일 것이라고 추정(추측)을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방사선 촬영을 통해서 확인하는 뼈의 그림자는 허리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므로 방사선 촬영은 초기 요통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에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 이다. 이 글의 18편 '요통 대처방법 - 첫 번째'에서도 언급하였 듯이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은 대개의 경우에 소염진통제와 근이완제이다. 이러한 약들은 먹을 때, 그때뿐이고 원인 치료도 되지 않는 데 꼭 먹어야 하나 하는 독자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때뿐'인 방법으로 '그때'를 넘기는 것은 원인을 찾아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가 어떠한 질병을 치료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치료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상당 부분은 우리가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자체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단지 우리는 몸이 자체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뿐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진통제와 근이완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아픈 통증을 진정시켜주는 진통제는 단지 통증 만을 억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몸을 이완시켜 주고 그렇게 이완된 몸은 자신의 회복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병원 물리치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물리치료사가 글을 쓰면서 병원에 가는 이유를 방사선 촬영과 약 처방이라 하고 물리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쏙 빼놓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다음 편에서는 한 편을 통째로 물리치료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한다. 그렇다고 물리치료에 대해서 좋은 말만 하는 편은 아닐 것 같다. 다소 불편한 이야기도 어쩔 수 없이 포함시킬 예정이다.




위에서 몸은 자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단지 몸이 회복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따름이라고 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 인 듯하다. 아이들은 이미 자신이 잘 커 나갈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어른 들은 이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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