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치료는 고주파 치료의 한 종류로 심부 온열 치료를 위하여 사용된다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보도로 올라가는 순간 갑자기 몸이 휘청하며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요즈음 코로나 19로 인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오래 달리기를 하다 보니 체력이 잠깐 방전되었던 듯하다. 넘어지면서 바닥을 짚은 왼쪽 손목이 삐었는데 몇 주가 지나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뼈와 관절의 상태를 확인해 볼 겸 병원을 방문하였다.
병원을 방문하여 물리치료실에 들어가니 제일 먼저 초음파 치료를 시작하였다. 보통 물리치료실에서 첫 번째로 하는 치료는 핫팩인데 오늘은 왠지 모르겠는데 초음파 치료를 먼저 하였다.
초음파 하면 치료보다는 먼저 초음파 진단이 먼저 떠오른다. 임산부의 태아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초음파 진단부터 간 검사를 위한 초음파 진단까지 다양한 검사를 위하여 초음파가 이용된다.
그런데 물리치료실에서도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를 한다. 초음파 진단을 할 때와 비슷하게 초음파 침투를 용이하게 하는 겔을 피부에 바르고 초음파 헤드로 문지르는 치료가 초음파 치료이다.
초음파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먼저 초음파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한다. 초음파란 가청주파수(사람이 들을 수 있는 영역대의 음파 주파수) 이상의 고주파 음파를 말한다. 초음파 치료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는 보통 1 MHz 나 3 MHz를 이용한다. 고주파인 초음파가 인체에 침투해 들어가 인체 내부의 심부 조직을 1초에 백만 번(혹은 삼백만 번)씩 진동시켜 인체의 심부 조직 내에서 자체적으로 열을 발생시켜 인체 심부에 온열 효과를 낸다.
초음파 치료를 할 때에 초음파 헤드 자체에서는 어떠한 열도 발생되지 않지만 인체 심부에 초음파가 침투해 들어가 진동을 함으로 인체 심부에 열이 발생된다. 그러므로 핫팩과 같은 표층 온열치료와는 완전히 다른 기전에 의해 행해지는 심부 온열치료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핫팩이 인체의 표층 조직에 열을 가하는 방식이라면 초음파 치료는 인체의 심부 조직에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열이 심부에서 발생하여 밖으로 퍼져 나오는 거다. 이것은 핫팩을 적용할 때에 열이 표층에서 심부로 전도되는 것과는 반대 개념이다.
핫팩을 적용할 때에 열이 심부로 전도된다고 했는데 이 심부라는 깊이는 매우 낮은 범주이다. 우리가 보통 화장품 광고를 보면 피부 깊숙이 촉촉이 스며든다는 내용을 보게 되는 데 피부 자체의 두께가 매우 얇은 조직인 데도 그 얇은 피부에도 깊이가 있어서 깊숙이 스며든다고 표현을 하는 것과 같이 핫팩을 적용하여 열을 적용하여도 그 열이 깊숙한 근육과 인대까지 전도되지는 못 한다. 만약 깊숙한 근육과 인대까지 열을 전도하기 위해서 핫팩을 적용한다면 열이 깊숙이 전도되기 전에 피부는 화상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핫팩으로는 열을 깊숙한 조직까지 전도할 수 없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열을 심부 깊숙한 조직까지 적용하는 방법이 고주파 치료이다. 초음파 치료는 이러한 고주파 치료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또한 주목하여야 할 점은 초음파 치료를 적용할 때의 열의 발생은 심부에서 발생하여 표층으로 전도된다는 거다. 그러므로 초음파를 적용할 때에 피부에서는 어떠한 열감도 느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초음파 치료를 할 때에 어떠한 열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조사에서 나오는 초음파 치료는 열감이 있다. 이것은 아무런 열감이 없는 것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제조사에서 개발된 꼼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의 불만과 제조사의 꼼수가 합쳐진 기이한 초음파 치료기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음파 치료기는 제대로 된 초음파 치료를 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다.
초음파가 인체의 심부에 침투해 들어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초음파 치료를 할 때에 초음파 헤드를 너무 빨리 움직이면 초음파가 원하는 부위까지 침투해 들어가지 못한다. 그렇다고 초음파 헤드를 움직이지 않고 한 군데에 고정하고 있으면 과다한 초음파가 침투되어 심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초음파로 인한 심부 화상은 핫팩을 적용하다가 발생하는 화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또한 초음파 치료 헤드와 피부가 밀착되어 있어야만 초음파를 인체에 침투시킬 수가 있다. 초음파 치료 헤드와 피부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초음파는 인체에 침투하지 못하게 된다. 초음파 헤드는 보통 2가지 종류가 공급된다. 대형 헤드와 소형 헤드이다. 인체의 부위에 따라 필요한 초음파 헤드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허리와 같은 넓은 부위는 대형 초음파 헤드를 사용하고 손가락이나 손목과 같은 좁고 울퉁불퉁한 부위에는 작은 소형 초음파 헤드를 사용하여야 피부와 정확히 밀착시킬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물리치료실에 소형 초음파 헤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손가락이나 손목과 같이 좁고 울퉁불퉁한 조직에도 커다란 대형 초음파 헤드로 치료를 한다. 대형 초음파 헤드로는 이러한 조직에는 밀착시킬 수가 없고 필요한 초음파를 인체에 침투시킬 수가 없다.
그런데도 소형 초음파 헤드가 없는데 이를 어쩔 건가. 이런 경우에 대형 초음파 헤드로 좁고 울퉁불퉁한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수중 초음파 치료이다. 물속에 환자의 손과 손목을 넣고 초음파 헤드를 물속에서 적용시키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헤드가 방수 처리가 되어 있는 제품이어야 하며 물과 수조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초음파 치료 헤드와 피부 사이에 초음파 전도 매개체가 있어야 초음파를 인체에 침투시킬 수가 있다.
초음파 겔은 단지 초음파를 인체에 침투시키기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런데 이 겔 역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에 대하여 환자들의 불만이 크다.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하여 일부 물리치료실에서는 겔 대신에 멘소래담을 바르고 초음파 헤드로 문지르는 경우가 있다. 멘소래담을 바르고 초음파 헤드로 문지르면 초음파가 성공적으로 인체에 침투해 들어가지 못한다. 이러한 내용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멘소래담을 발라주지 않으면 환자들은 다시 불만을 나타낸다. 저기 옆에 있는 병원에 가면 멘소래담을 발라주어서 시원한데 왜 여기서는 발라주지 않냐는 것이다. 멘소래담을 바르려면 초음파를 하지 않을 때에 그냥 손으로 바르면 되는데 왜 초음파 헤드로 멘소래담을 바르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하면 결국 초음파 치료는 헛 것이 되고 만다.
초음파 치료기 중에는 초음파가 피부에 침투해 들어가는지 여부를 감지하여 알려주는 제품이 있다.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면 초음파가 인체에 침투해 들어가지 않을 때에는 치료 시간이 멈추게 되어 있다. 제대로 치료가 될 때만 타이머가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은 치료사가 정확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 시간이 끝나지 않으므로 치료시간 5분을 설정해 놓았는데 10분~20분이 자나도 타이머가 끝나지 않는다. 이러한 기능에 대한 치료사의 불만 때문에 요즈음 이러한 제품은 출고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임상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으로 10분~20분이 지나도 타이머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초음파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겔 대신에 멘소래담을 바르고 초음파 헤드로 문지르면 이러한 제품에서는 한 시간을 문질러도 타이머는 끝나지 않는다. 결국 초음파 치료받으러 왔다가 멘소래담만 바르고 가는 꼴이 되고 만다.
초음파 치료는 보통 5분 정도 한다. 손목과 같은 좁은 부위를 치료할 때나 허리와 같은 넓은 부위를 치료할 때나 관계없이 5분 정도 치료한다.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음파 치료 시간을 5분으로 추천하는 것은 한 부위를 5분 정도 치료하라는 내용인데 손목보다 10배 이상 넓은 허리를 치료할 때도 똑 같이 5분을 치료한다면 이것은 제대로 된 초음파 치료를 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할 경우에는 치료 시간을 늘리던지 아니면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곳을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하나 더 말씀을 드리자면 초음파는 반가층이 있다. 반가층이란 인체에 침투해 들어가면서 초음파의 파워가 절반이 되는 깊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체에 침투해 들어가는 초음파의 반가층은 약 1cm이다. 예를 들어 초음파의 파워를 1W로 설정하여 피부를 통하여 인체에 침투시켰을 때에 인체의 1cm 깊이에서는 초음파 파워가 0.5W로 줄어든다. 보통 치료하고자 하는 부위에 최적의 초음파 파워는 0.5W라고 되어 있으니 인체 두께 1cm 깊이를 치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초음파 파워를 1W로 설정해 놓고 치료하면 적당하다. 그러나 실제로 인체에서 두께가 1cm인 경우는 흔하지 않으므로 보통 0.7W나 0.8W 정도로 설정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의 주파수는 보통 1 MHz와 3 MHz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는데 1 MHz는 깊은 조직을 치료할 때에 적당하고 3 MHz는 표피 조직을 치료하는 데에 적당하다. 그러므로 허리와 같이 인체 조직이 두꺼운 곳은 1 MHz 초음파 치료 헤드로 치료하는 것이 적당하며 손과 같이 얇은 인체 조직에는 3 MHz 초음파 치료 헤드로 치료하는 것이 적당하다. 문제는 3 MHz 치료 헤드를 사용하는 물리치료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손이나 손목 같이 얇은 조직을 치료할 때도 1 MHz 치료 헤드로 치료하는 데, 이게 치료가 되고 있기는 하는 건가 의심스럽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점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초음파 치료기에서 초음파가 나오고 있는가 이다. 일단 초음파 치료기에서 초음파가 나와야 그다음에 정확한 초음파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초음파 치료기에서 현재 초음파가 나오고 있지 않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초음파 치료기에서 초음파가 나오는 거는 당연한 거 아닌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거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실제로 물리치료실에 있는 초음파 치료기 중에는 초음파가 나오고 있지 않는 제품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초음파 치료기가 고장 나서 초음파가 나오고 있지 않아도 평상시에 치료하는 방식으로 할 때에는 초음파가 나오고 있는지 나오고 있지 않은지 알 수가 없다. 초음파는 눈으로도 보이지 않고 느낌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초음파 치료기는 실제로 초음파가 나오고 있지 않아도 기기 작동은 정상적으로 되므로 더욱이 알 수가 없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물리치료사가 있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초음파 치료기에서 초음파가 나오고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초음파가 나오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음파 헤드에 물방울을 떨어뜨려 놓고 초음파 파워를 올렸을 때에 물방울이 위로 튀어 오르면 초음파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방울이 튀어 오르지 않으면 초음파 치료기가 고장이 나서 초음파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니 바로 구입처에 수리를 의뢰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환하여야 한다.
알고 보면 매우 간단해 보이는 초음파 치료가 매우 힘들고 복잡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초음파 치료를 대체할 보다 간단한 치료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것이 단파(Short wave) 치료와 초단판(Micro wave) 치료 방법이다. 단파 치료와 초단파 치료도 모두 고주파 치료 방법으로 초음파 치료와 같은 심부 투열 효과를 갖고 있다. 그러나 단파 치료기와 초단파 치료기는 초음파 치료기에 비해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단파 치료기와 초단파 치료기를 사용하는 물리치료실이 많이 있었으나 현재는 대형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편에서는 병원 물리치료 두 번째로 간섭파 치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물리치료에 대해서 한 편 통째로 하여 모두 설명드리려 했는 데 쓰다 보니 한 편에 모든 내용을 담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다음 편에 알아볼 간섭파 치료도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 방법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