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요통 대처방법 네 번째까지 행하고 나면 일주일 안에 요통이 사라지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우리가 목적한 대로만 이루어지는 거는 아니다. 요통이 지속되고 그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곤란한 상황까지 오면 허리 수술을 생각하게 된다. 이번 편에서는 허리 수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허리 수술이 요통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와 언제 허리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굳이 여기서 다시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 곳, 브런치에서도 검색창에 요통을 검색하면 허리 수술과 관련된 다양한 글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는 허리 수술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독자분들께 질문을 하나 던지고자 한다. 허리 수술은 왜 하는가? 이 질문을 받으면 다시 도돌이표 같은 답변이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허리 수술은 허리가 아프니까 하지 왜 하겠나.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요통으로 수년간 고생을 하였는데 유명한 요통 전문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나서 씻은 듯이 통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니 나도 허리 수술을 하려 하는 것이지 하고 답변을 할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서도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허리가 아프니까 안 아프려고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왜 허리 수술을 하면 통증이 사라지는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야만 내가 지금 허리 수술을 하는 것이 맞는지와 허리 수술 후에는 어떻게 허리 관리를 하면서 생활을 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허리 수술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허리 수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통증을 유발하는 무언가를 제거하는 것이고 둘째는 통증을 유발하는 무언가를 보완하는 것이다. 첫 번째에 해당하는 수술이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고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수술은 무너진 척추 구조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허리 수술 전문이라고 광고하는 병원에서 자신들 만의 또는 최신의 수술 방법을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 들 수술 방법은 위의 두 가지 목적을 위한 것이다. 단지 자신들 만의 독특한 방법이나 최신의 수술 방법은 위의 두 가지 목적을 가장 정확하게 실현하기 위한 방법일 뿐이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방법으로 요즈음은 수술과 시술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데 결국은 수술이든 시술이든 위의 두 가지 목적을 위한 행위이다. 시술을 통하여 약물을 주입하거나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은 위 두 가지 목적과는 다른 방법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척추의 구조와 관련이 적다고 보고 여기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먼저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16편 '디스크는 물풍선이다'에서 언급하였듯이 디스크는 척추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 주는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다. 그러나 디스크가 파열되어 척추 나들목으로 흘러나와서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므로 어쩔 수 없이 제거까지 검토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수술을 결정하여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였다고 하자. 그러면 신경을 누르고 있던 디스크를 제거하였으니 통증은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된다. 그야말로 미라클 세러피라고 할 수 있는 통증 감소 방법이다. 수년간 고생하던 통증이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면 수술 후의 디스크 상태는 어떻게 되었을까. 디스크는 수술하여 제거한 만큼 줄어들게 된다. 디스크의 크기가 작아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충격 흡수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수술 후에 내 허리를 어떻게 관리하여야 할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디스크 수술을 받고 나면 통증은 사라졌지만 내 허리가 더욱 건강해졌거나 수술 전의 정상적인 허리 상태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디스크 수술 후에는 허리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허리 수술을 받고 통증이 깜쪽같이 사라지고 나면 이제 내 허리는 튼튼해졌고 나의 요통은 이제 완전히 완치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허리를 마구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곧 다시 요통이 나타나고 병원을 찾게 된다.
다음은 척추 보강 수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척추 나들목 주변의 구조가 무너져서 보강 작업을 하는 것이다. 위아래 두 개의 척추의 간격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두 개의 척추를 부목으로 고정시키는 방법과 두 개의 척추 사이에 풍선을 넣어 지지하여 공간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허물어진 건물을 보수 작업하는 것과 기본적인 원리와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수술실에 들어가 보면 마치 목공소나 대장간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사람도 육체만 놓고 보면 그저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확 받게 되는 순간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술을 받고 나면 역시 통증은 사라진다. 그러나 고정되거나 지지된 상태의 구조는 이 전의 구조만큼 튼튼할 수 없으며 더욱이 척추의 가동 역은 떨어지게 된다. 이 역시 수술 후에 변화된 나의 척추 구조에 맞는 생활을 하여야 하고 관리를 하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증은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다음 편에서는 요통 대처방법 여섯 번째로 '요통은 재발하는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병원에서 요통을 치료하다 보면 환자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요통을 치료하고 나면 다시 재발하지 않나요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하여 다음 편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지난 편에 글을 올리고 오랜만에 글을 쓰는 거 같다. 나름대로 글의 진행 계획이 있었는데 물리치료에 대한 글을 두 편 올리면서 길을 잃어버렸다. 계속해서 물리치료 관련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사회 운동 쪽으로 흘러갈 것 같아서 잠시 글을 멈추게 되었다.
다시 본연의 모습인 요통으로 돌아와서 글을 이어가려 한다.
요즈음 나는 JTBC에서 방영한 '싱어게인' 프로그램에 푹 빠져서 지냈다. 내가 응원하던 가수가 최종 우승을 하여 더욱 기쁜 시간이었다. 마치 나의 젊었을 때의 생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빠져 들게 되었다. 그 힘을 받아 오늘 다시 글을 쓴다.
나에게 다시 글을 쓸 힘을 준 아티스트 이승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