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통해 밖으로 확장하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
회사 일과 요가 TTC로 수련과 과제로 하루하루가 빡빡했던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우연히 요가 비즈니스 탐구 모임 모집 공지를 보았다. 예전에도 이 문구를 본 적 있었지만, 그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요가의 ㅇ도 모르는데, 이런 걸 해서 뭐 하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불과 6개월 전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두 달 정도 요가를 공부하며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왠지 이걸 하면 지금 진행 중인 요가 TTC 과정에 시너지가 생길 것 같다는 직감이 있었다. “조금 힘들더라도 더 배워야 할 때야.” 내 안의 또 다른 목소리가 등을 밀어줬다. 요가만 해서는 정말 먹고살 수 있을까? 여전히 요가 강사의 시급은 오를 기미가 없다. 요가가 가진 힘을 아는 사람은 아직도 많지 않다. 하지만 나는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 요가는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는 놀라운 운동이라는 걸.
요가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다. 관심사, 마인드셋, 고민까지도 닮아 있었다. 웰니스에 관심이 많고, 자연을 사랑하며, 차를 좋아하고, 예술과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번아웃을 겪고 요가를 만나 치유받은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가를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이 컸다. 무엇보다 서로가 가진 고민을 나누고, 위로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이 과정이 정말 따뜻하고 의미 있었다. 나는 처음엔 왜 이렇게 일을 저지르기만 할까, 자책도 했었다. 그런데 점차 알게 되었다. 나는 해보고 싶은 것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는 걸. 요가를 내면으로만 파고들기보다, 바깥으로 확장해보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던 것이다. 요가는 매트 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 안에서 얻는 통찰은 훨씬 더 넓고 깊었다. ‘요비탐’이라고 불리는 이 모임은, 요가레터를 운영하는 마디님이 이끄는 워크숍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요가를 기반으로 한 웰니스 비즈니스 탐구. 각자가 관심 있는 주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연구하고, 발표하며,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배움을 주는 구조다. 내가 조사한 것은 크리에이터 파트 ‘최겸‘, 비즈니스 파트에서는 미국 허브 브랜드 ‘’apothekary’이다. 무언가를 조사를 한다는 것이 꽤나 어려웠지만 배우는 것도 많았다. 또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요가 기록을 쓰게 된 것도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은 있지만 누군가 푸시를 해주지 않으면 해 나가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이런 환경 안에 나를 넣어두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이번 기수에서는 특별하게 세 번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이게 정말 유익했다. 첫 번째 연사는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 다니면서도 요가 공간을 운영하는 분이었다. “내가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만들었어요”라는 말이 강하게 남았다. 그러기엔 너무 요가에 진심이었고, 그 긍정적이고 맑은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에게 전해졌다. 두 번째는 이 커뮤니티의 호스트인 마디님. 이분 또한 자신이 번아웃을 겪은 뒤 발리에서 요가 수련을 통해 요기니가 되었다. 자신이 가진 역량과 함께 한국에는 없는 신선한 콘텐츠로 요가를 풀어내고 계신다. 요가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요가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또 요가하는 사람을 모아 양질의 대화를 가능케 하는 공간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세 번째는 웰니스 디렉터. 보험회사부터 여러 일을 거쳐 번아웃 후 자신의 ENFP 성향을 살려 지금의 길을 만든 이야기였다. 이분도 정말 웰니스에 진심이었다. 이전에 일했던 것보다 돈은 적게 벌지만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사명감이 있어 보여서 정말 자극이 많이 되었다. 이 세분 모두가 자신만의 번아웃과 회복의 서사가 있었고, 요가를 매개로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나도 번아웃을 겪은 뒤 요가에 빠졌고, 지금은 빈야사 요가를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요가 강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막연히,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에게 요가를 통해 치유받고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힐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 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분명히 의미 있다는 것을 느낀다. 관심이 가는 방향, 눈길이 닿는 곳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나 자신을 더 알아야 하고, 그 위에 요가라는 도구를 얹어서 가야지 요가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 같다. 나를 중심으로 웰니스가 확장되어야만, 진짜 나다운 길이 열릴 것이다. 요가는 하나의 운동이 아니다. 나를 바라보게 하고, 또 세상과 연결되게 한다. 나는 오늘도 그 요가의 힘을 믿고, 내 안의 가능성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아직은 서툴고 바쁘지만,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