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아사나에만 집중하고 싶다.
요가를 오래 해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발뒤꿈치의 각질, 정리되지 않은 발톱, 배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혹은 소화되는 소리 그리고… 방귀. 뜬금없이 웬 생리현상 이야기가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현상과 요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다. 수업 시간에 요가 선생님들을 보면 이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수련을 이끄신다. 다들 날씬하고 잘 먹지 않아서 생리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걸까? 나는 그럼 도대체 언제쯤 이런 걸 신경쓰지 않은채 그들처럼 온전히 요가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요가할 때마다 제일 민망한 것은 발뒤꿈치이다. 왜 매일 관리를 해도 이놈의 각질은 계속 생기는지. 자기 전에 바셀린을 꼭 바르려고 하는데 항상 깜빡한다. 그래서 그냥 아싸리 양말을 신고 한다. 겨울에는 양말 신고 하니까 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 가끔 미끄러울 때만 빼고는 괜찮았다. 그런데 이제 여름이라 양말 신으면 답답해서 맨발로 해야만 하다. 그러니 이제 관리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이놈의 각질은 왜 맨날 생기는 건지. 피부가 건조해서 인 건지,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인지 모르겠다. 유난히 오른쪽 발 뒤꿈치만 두꺼워지고 갈라진다. 요가를 위해 매일 네일샵가서 페디큐어 받고 발케어를 받아야 하나? 다운독하고 있을 때 요가 선생님들 지나다니면 정말 발 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들의 페디 큐어 컬러가 매번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매번 관리하기도 힘들겠다 싶다. 워낙 내가 그런 거에 관심이 없고 관리를 안 하다 보니 성가신 일이 아닐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공복에 수련을 하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먹지도 않고 바로 요가원에 간다. 허기짐은 견딜 수 있지만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빈속에서 공명하며 울릴 것 같은 나의 꼬르륵 소리이다. 요가 수업은 항상 호흡과 함께 시작된다. 소리가 나기 일보 직전에는 식은땀이 난다. 배경 음악이 작으면 내 뱃소리가 이 공간을 가득 메울 것만 같은 느낌에 호흡을 그냥 멈춰버린다. 그냥 폐로만 왔다 갔다 하는 정도의 가벼운 날숨을 이어나간다. 그래야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온 신경은 내 배로만 집중이 된다. 정말 다들 깊은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언제쯤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깊은 호흡과 함께 요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아사나를 시작하면 음악도 시끄럽고 몸을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배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러다 이제 모든 아사나가 끝나고 사바사나가 시작이 되는 순간부터 골치가 아파진다. 누우면 공기가 거꾸로 올라오는지 다시 소리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바사나할 때는 음악을 어찌나 작게 틀어주시는지. 괜히 손을 배에 올려다보거나 움찔 거린다. 그래야 소리를 좀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날에는 음악 소리가 크다. 그럼 소리가 나거나 말거나 진정한 릴랙스와 함께 요가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요가 전에 뭘 먹어야 하나 고민이 되지만 먹으면 먹은 대로 소화되는 소리가 나거나 가끔 역자세를 하면 괜히 속이 안 좋아서 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문제는 점심에 무언가를 잘못 먹어서 가스가 많이 찼을 때다.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가스가 나올 까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특히 골반이나 엉덩이를 열어주는 자세를 할 때는 모든 괄약근에 힘을 준다. 말라사나,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사나, 아파사나 등등. 심지어 초반에는 살람바 사르방가사나 할 때 한번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괜히 다리를 일자로 높게 세우려고 힘주었다가 그냥 공기가 폭하고 나와버렸다. 그때는 그냥 질에서 나오는 공기배출이라 질방귀인듯했다. 민망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동작을 유지했다. 그 이후부터 쟁기자세, 어깨서기 할 때 진짜 괄약근을 꽉 조이고 다리에 힘을 주지 않는다. 바람빼기 자세 같은 경우에는 원래 가스배출 해야 한다는 설명을 보았지만 그렇게 큐잉해주는 요가 선생님은 본 적이 없다. 그냥 “다리로 복부를 꽉 눌러주세요”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바로 방귀가 나오게 자극하는 거 아닌가 하면서 누르는 척 하며 꽉 누르지 않는다. 가끔 요가 커뮤니티에서 보면 방귀에 대한 고민을 종종 본다. 이게 나만 하는 고민은 아닌가 보다 하고 위안을 얻는다. 모두 평온해 보이는데 방귀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예민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자잘하게 사소한 것으로 신경쓰이는게 많다. 요가 선생님들은 방귀도 안 뀌고, 호흡도 고요한데 깊고, 뒤꿈치도 매끈하고, 발톱도 예쁘니 넘사벽인 느낌이다. 요가를 하다 보면 저절로 조절 가능하고 관리하는 게 익숙해지는 걸까? 아무래도 요가 수련과 자기 관리가 직업이고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나름 요가 강사 지망생이기 때문에 회사일로도 바쁘지만 나를 잘 관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방법은 아직 모르겠으나 노력을 통해 이런 것들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하면 다시 브런치에 공유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