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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일과 쉼의 균형을 생각하며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보니 전혀 그렇지 못했다.
늘 일에 매몰되어 있었고, 늘 일이 먼저였다.
나는 내가 하는 국제개발협력 일을 사랑한다.
꽤나 깊은 사명감을 가져야 할 수 있는 일이며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위한 일이다 보니 매 순간 고민하며 일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 더 일에 매몰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일을 무척이나 사랑하지만 내가 원하는 이상을 만들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을 요한다.
나의 열정이 부족한 것인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건 결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사람을 위한 일인데 사람이 희생되는 그 아이러니한 지점을 수없이 보아왔고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다.
그래서 아직 모르겠다.
내가 그동안 했던 이 일을 놓아야 할지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또 늘 나는 성공의 척도가 높은 지위가 되는 것, 일을 잘하는 것이 그 척도였다.
우리는 늘 성공이라고 하면 어떤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 돈을 많이 가지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늘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우울했다.
일이 힘들어 그만두면서도 막상 그만두면 불안한 감정으로 그 시간들을 보냈고, 내가 쓸모없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사실들이 꽤 있다.
나는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지나친 업무량을 견디지 못한다.
사람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더욱 견디지 못한다.
누구든 그렇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만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나는 적당함이 좋다.
높은 지위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스스로 명예욕이 엄청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않은 듯하다.
특히나 요즘은 이제 더 이상 지위로 통하는 세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야겠다.
그리고 '일'이라는 것에서 조금 벗어나 놀이, 취미 등에도 더욱 집중해보아야겠다.
지금도 여전히 우울함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쓰면서, 생각하면서 그 마음들을 달래기 위해 노력해본다.
일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지 않던가.
내가 소중히 해야 할 것들은 도처에 널려있고, 하고 싶은 것들도 도처에 널려있다.
조금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결론은 쫄지 말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