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캄보디아 NGO 현장활동가
캄보디아로 온 것이 횟수로는 4년 차가 되다 보니
사람들에게 '캄보디아가 왜 그렇게 좋아?' 혹은 '왜 캄보디아야?'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NGO 해외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면
어떤 나라에 푹 빠져서 계속 그곳을 찾아가곤 한다.
그래서 나 역시도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에게는 그런 곳이 캄보디아인 것 같아서
최근까지 스스로에게 '왜 캄보디아인걸까'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그 끝에 찾아낸 나의 솔직 담백한 답은
"진짜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에도 이유가 없듯이
어떤 나라를 좋아하는 데도 이유가 없지 않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면접에서 그런 질문을 해올 때 똑같이 답을 했다.
그러면 대부분 갸우뚱거리는 제스처를 취하거나
아니면 대놓고 내가 왜 그곳을 가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이것이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반응들이었다.
꼭 무슨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가...
왜 그런 강박에 갇혀야 하는 건가 싶어 진다.
사실 그럴싸하게 말을 하자면 어디서든 그렇게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럴싸한 것이 듣는 이에게는 마음이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꼭 내가 아닌 것 같아서 이제는 그렇게 할 수가 없겠다 싶었다.
그 대답을 한 후에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처음부터 캄보디아를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는 정도이다.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때부터 이상하게 한번 오고 싶었어요.
그리고 2010년에 베트남에 봉사를 하러 갔다가 잠시 앙코르와트나 볼 겸 왔었죠.
그게 처음이에요.
그리고 난 후에 2013년에 한국에서 NGO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캄보디아랑 연이 닿았죠.
그 후에 어쩌다 보니.. 지금은 캄보디아에 살고 있네요.
가까운 사람들은 '캄짱'이라며 부르기도 해요. 하하."라고 말이다.
꿈이 있어야 하고, 무언가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유가 있어야 하고..
나도 그런 것이 중요한 사람이긴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것들이 꽤 불편해졌다.
여전히 내가 살아야 하는 곳이 캄보디아인것인지
아니면 한국인 것인지, 혹은 다른 곳인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내 결심은 ‘캄보디아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될 리가 만무하다.
떠나고 싶어 질 때 떠날 것이고,
다시 가고 싶어 질 때 갈 것이며,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올 것이고,
그곳에 머무르고 싶어 지면 머무를 뿐.
지금 내가 캄보디아가 좋으니 그냥 내 두 발을 내딛고 있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