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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숭깊은 라쌤 May 25. 2022

학습 동료, 정말 중요할까?

아흔일곱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아흔일곱 번째 이야기 

<학습 동료, 정말 중요할까?>       

   

카카오톡이라는 매체는 

우리 삶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소통이라는 측면은 당연하거니와,

-프로필 사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까지 다양화시켰죠.     


2, 3년 전부터 이 카카오톡을 통해 갑작스레 ‘공부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공부해야겠다!’란 마음을 먹게 된 것이었는데

후배가 초대해준 단톡방에 들어가게 된 것이,

-과장되게 표현하면- 

교사 생활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은 

전국 국어 교사 3000명이 들어가 있는 단톡방이었던 것입니다!


좀 더 나은 수업, 좀 더 나은 교육방식에 대한 고민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옵니다. 

그리고 3000명의 교사들은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쏟아냅니다.

오랜 기간 연구해서 마련한 수업 자료임에도

아무런 대가 없이, 아낌없이 공유합니다.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도움을 주기 위한 용기로 승화된 것이죠.     


국어 교과에 대한 글만 올라오는 건 아닙니다.

학생 생활지도나 동료 교사들과의 갈등 해결,

심지어는 ‘은퇴하시는 선생님을 위한 선물 추천’ 글도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도움의 영역을 넘어,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예로 모 교육감이 

‘학교에서 일 안 하고 돈 버는 집단이 있다’란 발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무조건 잘못된 발언이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맥락을 따져보면 이해할 수도 있다’란 의견도 등장했습니다.

저는 100% 잘못된 발언이라 생각했고 여전히 그러하지만,

당시 그 발언을 옹호하는 이들의 의견이 

마냥 근거 없고 억지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발언의 빈틈을 찾고자 고민하고 분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분개하고 분노하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공부’를, 하게 된 것이었죠.          



사실

‘동료를 잘 만나는 것은 운이 좋아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엔 조금 다른 듯합니다.


학교마다 학습 분위기나 문화는 오랜 기간 지속되기에

이미 알려진 정보를 토대로 학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는 합격 내신 커트라인만 물어선 안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학교 안에서도 

스터디 그룹이나 자율동아리를 통해

나름의 동료 설정이 가능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입니다.

잘 만나냐는 것보다, 일단 만나는 게 필요하단 것이죠!


나누고자 하는 용기가 요즘 아이들에겐

-돌림병의 여파도 있겠지만-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모둠활동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거나

아예 부모님을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냥 수업이나 해라, 

그런 걸 뭣 하러 하느냐, 

라는 식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필요한, 수업을,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말이죠!     


아이들은,

교과서나 문제집 밖 세상을 

자주 겪어야만 합니다.

어른들보다 가지고 있는 여백이 크기에,

더 많이 빨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습 동료는 중요합니다.     


함께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건

그만큼의 힘이 커진다는, 세진다는 의미입니다.

절대 빼앗기거나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통과 협력은 

더 잘 살기 위한

더 성장하기 위한

심지어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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