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지성’? 저는 그냥 ‘라성’입니다(1)

-강연, 현인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시간-

by 웅숭깊은 라쌤

<혼자서도 잘 놀아요-인프피 그 남자의 은밀한 취미생활>


시대의 ‘지성’? 저는 그냥 ‘라성’입니다

-강연, 현인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시간-


(1) 따라 하려다, 따르게 된 사연


웅숭깊은 라쌤에겐 강박관념이 있다. 절대 평범하게 수업하지 않기. 수업을 시작할 때나 중간, 마무리 어디에서든 철학적 사유를 전달해주는 것. 50분이라는 시간을 지식 전달로만 채우면 얼마나 지루하고 지치겠는가. 그렇다고 아무 맥락 없이 웃긴 얘기만 떠들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재미가 있으면서도 교훈적이며, 아이들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발견해야만 했다. 그리고 아마도 여태껏 완벽하게 성공한 적은 없다. 늘 시도와 다르게 수업엔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가장 대표적인 변수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대학 시절 교수님 중 정말 유명한 분이 계신다. 워낙에 강의 실력이 출중하셔서 이젠 TV에서도 자주 뵐 정도이다. 주로 시詩와 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문외한인 이들에게도 매우 알차고 흥미롭게 전달해주셔서 다들 그분의 강연에 흠뻑 빠져들곤 한다. 그리고 그분을 고스란히 따라 해볼 요량으로 강연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시청했던 인프피 선생님은, 거듭 실패만 곱씹어야 했다. 애초에 나와 다른 이를 흉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거의 최근까지도 유명 강연을 찾아 좋은 문장을 메모하거나 스타일을 연구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 때 아예 농담까지도 구성에 넣어버리는 치밀함을 발휘해보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은 ‘따라 하기’를 완전 포기하고 아예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게 맞는 것 같다. 훨씬 자연스럽고 편한 기분.

그런데 이건 생각지도 못하게 내 삶에 매우 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강연을 할 수 있는 지구인들은 일반인이 아니었기에. 모두, 현인賢人이었다! 처음엔 강연 스타일 연구가 목적이었으나, 점점 그들의 목소리에 심취해버릴 수밖에 없없으니…. 그들의 목소리에 담긴 언어는 모두 삶의 진리이거나, 거의 그에 맞닿아 있는 놓쳐서는 안 될 영역의 것이었다.


덕분에 내가 그렸던 수업이 언제나 완성되지 못했던 까닭이, 나라는 지구인이 애초에 완성되지 못한 데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속 빈 강정인 주제에 누가 누굴 가르친단 말인가. 그리하여 새로운 취미가 태어나게 되었으니, 이는 현인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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