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피에게도 일탈이 필요해(2)

-집돌이의 동네 카페 탐방기-

by 웅숭깊은 라쌤

<혼자서도 잘 놀아요-인프피 그 남자의 은밀한 취미생활>


인프피에게도 일탈이 필요해

-집돌이의 동네 카페 탐방기-


(2)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고?


라떼는, 공부는 숨 막히고 어두 컴컴한 독서실에서만 하는 행위였는데 말이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해버렸다. 궁금하긴 했다. 카페에서 과연 공부가 잘 될 것인가. 귀차니즘을 이겨버린 호기심 덕분에 동생을 따라 녀석의 단골 카페로 향했다. 동생은 곡 작업을, 난 글쓰기를. 동생은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열어 지가, 아니 본인이 할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원래 집중력이 이렇게 좋은 녀석이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지가, 아니 본인이 할 일을 척척 해나가고 있었다.

나도, 해보았다. 노트북을 열고, 한글을 열고, 쓰던 글을 써나가는 행위를. 글쓰기를 위한 최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인 서재에겐 참 미안한 말이지만, 글이 정말 잘 써졌다! 긍정적 동조효과라고 해야 할까? 카페 안 분위기는 배려와 안락함,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했다. 카페 안 손님들 개개인이 어떠한 목적으로 그 안에 머물게 되었는지 일일이 알 수는 없으나, 그들이 무엇을 하든 분명한 건 ―내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기 세계에 몰두해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한때 카공족을 ‘겉멋 든 철없는 종족’이라 여겼던 과오를 반성하며, 나 역시 카공족이 되었다.


이후 카페를 다니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아메리카노의 맛이었다. 아메리카노에 도전하기 위한 과정은 물론 순탄치 않았지만, 디저트를 한 입 베어 물고 바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정말 간이 딱 맞았다. ‘극 불호不好’의 두 가지가 조합되어 ‘극 호好’가 되는 놀라움! 디저트와 아메리카노를 거부했던 나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경험이었다.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었지만, 인프피의 가장 강력한 단점 중 하나는 ‘우물 안 개구리의 삶’을 살아간단 점이다. 그래서, 때론 일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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