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마흔네 번째 이야기
<아이에게 심리적 혹은 신체적 문제가 있다면?>
새로운 아이들을 처음 만나 수업에 들어가기 전,
마치 면접시험에 들어가는 수험생이 된 것처럼
벌벌 떨고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설렘 반, 두려움 반.
날 환영해줄까? 거들떠보지도 않으면 어쩌지?
별생각이 다 들곤 합니다.
언젠가 위와 같은 맘으로 수업에 들어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학급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남학생반이었고, 축구 얘기나 게임 얘기를 하며
분위기가 상당히 업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자연히 저도 기분이 좋아졌죠.
신나서 소리도 지르고 난리를 좀 쳤습니다.
(원래 제 스타일...)
그런데 잠시 정적이 된 그 찰나의 순간,
하필이면 그때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역겨워.”
정말 ‘하필이면’이란 말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혼잣말로 그쳤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
저도, 그리고 교실의 모든 학생도,
그 단어를 듣고 말았죠.
역겹다는 말.
분위기를 띄우려고 큰 소리로 말하는 제 목소리가
본인에게 역겨웠단 의미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에게 참 기특했던 게,
못 들은 척 그냥 넘어갔습니다.
정적이 길어지지 않도록,
얼른 화제 전환을 했던 것이죠.
이걸 잘 한 일이라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감정 제어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마음이 아픈 친구였던 것이죠.
괜히 어디 선생한테~ 라고 화를 냈다면
상처가 깊어지고, 관계가 틀어졌을지 모릅니다.
나중에 조용히 따로 불러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오해를 풀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심리적 혹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가정에선 미리 담임 선생님께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아예 대놓고 부탁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수업 들어가는 모든 선생님께 공유해달라는.
괜히 감추려고 했다가 오해가 생기면
아이는 크나큰 상처를 받게 될지 모르니까요.
가끔 학교 선생님을 ‘적’으로 여기는 학부모님들을 보곤 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는, 학부모와 동반자입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될 때,
자녀의 교육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니까요.
말하기 조금 힘든 가정환경, 개인사, 아이의 특징 등
말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오픈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이 입학하기 전 과거사까지
담임이 직접 알아낼 방법은 없습니다.
학부모님의 말이, 그걸 가능하게 할 뿐이죠.
지속적이고 단단한 소통을 통해
아이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단단하고 안전한 길을 만들어주는 힘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