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일흔여덟 번째 이야기
“제 말은 안 들어요. 선생님이 잘 좀 말해주셔요.”
학부모님과의 상담을 하며
종종 듣는 말입니다.
그럼 교사인 저의 반응은 어떨까요?
① 제가 한번 잘 말해보겠습니다.
② 어머님. 제 말도 안 듣는데요?
③ 어머님, 애를 왜 그렇게 괴롭히세요. 그냥 좀 두세요.
답이 뭘까요?
정답은! 모두 정답!
주로 학년 초반,
학부모님에 관한 정보가 부족할 때는
1번으로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향이 파악되고 나면
2번이나 3번으로 답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2번의 경우,
아이에 대해
‘포기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시는 분께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3번의 경우,
아이에 대해
‘과도한 잔소리’를 행하는 분께
전하는 메시지이죠.
정말로, 3번 메시지도 종종 말하게 됩니다.
물론 이 정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제가 잘해야 합니다.
담임으로서 ‘잘하고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드려야만
가능한 메시지일 것이겠죠.
잦은 소통도 전제가 있어야 할 테고요.
이게 참 표현이 애매하긴 하지만,
저는 학부모님께도 잔소리를 하곤 합니다.
아이에 대한 잔소리의 목적을
잘못 알고 계신 분들께 말씀을 드리죠.
감사하게도,
다들 잘 받아주십니다.
어쩌면 이건,
학부모님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아이들의 그것을 아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아이들의 성향을
정확히 ‘딱 이렇다’라고 말하는 건
아무리 부모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쉽게 변하고,
많은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어른들의 생각보다
‘비밀’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온전한 모습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잔소리를 행한다면,
잔소리가 먹히지 않음에도 계속 이어간다면,
당연히 관계는 악화될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너무 무관심하거나,
너무 방관하는 것 말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아이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아이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잔소리의 선행 조건이 아닐까요?
그 이해를 위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들은 이해하기엔 정말 어려운 존재거든요.
그렇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연결될 수는 있습니다.
스스로 깨닫게 할 수는 있을 겁니다.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힘들고 지칠 때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내게도 있구나,
하는 생각.
잔소리보다,
이게 더 쉽습니다.
그나저나,
동기부여를 꼭 잔소리로만 해야 할까요?
차라리
동기부여 영상이나 책을 소개하거나
입시 경험자들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편이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의 끈끈함을
오롯이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잔소리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소고기? 치킨? 엽떡?
을 함께 나눠보심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