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일곱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여든일곱 번째 이야기
대한민국이 온통 이 이야기로 가득 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정도로
MBTI 열풍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INFP라는 MBTI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P는
좋게 말하면 융통성이 있고,
상황에 맞추어 생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사실 무계획적이고
기분파라는
문제점도 있죠.
학교에서 담임이라는 역할을 할 때
여러 가지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이벤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교사가 고민하고 스트레스받는 부분이죠.
학교에서의 역할이
그저 수업하고 생활지도 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전해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고 1박 2일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습니다.
역시나 계획 세우기에 젬병이었던 전
온갖 일정이 꼬여감을 제 눈으로 보아야만 했죠.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놓치는 것은 물론
숙소 방 배정 엉망,
식사 부족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그 순간 하나하나를
추억으로 받아주더라고요!
일단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
아이들은 즐거워했습니다.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다음 3학년 담임을 할 때
수능이 끝나고 반 전체를 이끌고
놀이공원에 갔습니다.
1박 2일은 언제부턴가 힘들어져서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죠.
계획도 완벽했습니다.
사전에 업체와 연락하여
할인도 다 받고
출석확인 등
사소한 것까지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쌓이다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었나봅니다.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나 했는데,
아이들 중 상당수는
그닥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남자들끼리 놀이공원은 좀’
‘할인받아도 비싼 건 비싸다’ 등
몇몇 이유들이 있었죠.
의아했습니다.
학교 밖으로 나갔는데,
왜 좋아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지 않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으로
혼자 계획하고(심지어 계획도 잘 못짜면서)
혼자 상상하며 행복회로를 돌렸던 것이죠.
자녀들의 MBTI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제각각일 것입니다.
그만큼 성향이 다르고,
원하는 것이 다르단 말이겠죠.
자녀에게 충전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학부모님이 제시하는 것이
자녀에겐 충전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소모하는
반대의 순간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행복을 만들어주는 기쁨을 온전히 느끼려면
내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자녀들을 다 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이들 만큼 어려운 게 또 없습니다!